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국내 농업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한때 열대지방에서만 재배되던 망고.바나나.파파야 같은 열대과일이 이제는 경북 청도를 비롯한 국내 여러 지역에서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청도군은 최근 몇 년 사이 기온 상승과 큰 일교차를 활용해 애플망고 재배에 나섰다. 맑은 일조량과 시설하우스를 통한 안정적 재배환경이 더해지면서 본격적인 시범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청도에서는 수십 농가가 애플망고 재배에 뛰어들었으며, 올해 첫 출하 물량은 대도시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지역 농민들은 "기존 복숭아, 감 등에 의존하던 청도의 과수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애플망고는 높은 당도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전문가들은 그러나 기후변화가 단순히 새로운 작목 도입의 계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 겨울철 한파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재배 리스크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도군 역시 단순한 시범재배를 넘어선 장기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청도군은 향후 애플망고를 지역 특화 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생산자 조직화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다른 열대과일 재배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며 지역 농업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청도의 한 농업 관계자는 "온난화가 가져온 농업환경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청도에서 시작된 애플망고 재배가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열 기자artmong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