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광수지 적자 100억달러 속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여전히 `서울`에만몰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해마다 `지방관광 활성화`를 외치지만정작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에 도착할 수 있는 하늘길을 거의 열고 있지 않다. 지난 6일 야놀자리서치 등 관광업계에 따르면 외래객 10명 중 7명이 인천이나 김포로 입국하고 있다. 즉 지방공항은 비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은 수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637만명으로 팬데믹 이전(2019년 1750만명)의 93.5%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수치 뒤에는 극심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전체 외래객의 73%가 인천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고 지방공항(김해, 제주, 대구 등)의 비중은 고작 15.1%에 그쳤다. 나머지 11.1%는 항구를 통해 들어왔다.
지방공항을 통한 입국 비중이 항구 수준에 그친다는 것은 외국인 관광의 하늘길이 사실상 서울에만열려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도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불균형 속에 지난해 한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264억달러(약 36조7000억원)인 반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지출은 164억달러(약 22조8000억원)에 그쳤다.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라는 관광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겸 미국 퍼듀대 교수는 "수도권 중심의 관광은 외국인 지출을 서울에 묶고 지방의 잠재력을 고사시키는 구조"라며 "지방공항 활성화는 단순한 교통망 문제가 아니라 한국 관광산업의 경제 균형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관광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일본과의 하늘길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
지난해 `한국~일본` 간 항공편은 총 13만1349편에 달했지만그중 92.4%(12만1481편)는 한국 국적 항공사가 운항했다. 일본 항공사는 `도쿄~인천`, `도쿄~김포`, `오사카~인천` 등 단 3개 노선, 9745편만 운항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항공사가 한국의 지방공항에 단 한 편의 정기편도 운항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김포 외에 부산, 대구, 청주, 무안, 양양, 제주 등 총 8곳의 공항이 일본과 직항으로 연결돼 있지만 모두 한국 항공사의 몫이다. 반면 한국 국적 항공사는 도쿄·오사카를 포함해 30곳에 달하는 일본 공항에 정기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일본인 관광객의 수도권 집중을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22만명이었지만 대부분 서울에 머물렀다. 같은 해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882만명으로 무려 2.7배에 달했다.
외국 항공사의 지방공항 취항이 외래객 분산 효과를 낳는다는 점은 대만, 중국, 일본 도쿠시마 사례가 잘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대만관광객은 147만명. 그중 상당수가 김해, 제주, 대구 등 지방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만항공사들은 인천뿐 아니라 지방 공항에도 정기편을 운항하며 수요를 이끌었다. 실제로 김해공항의 대만인 입국자는 36만명으로 일본(29만명)과 중국(10만명)을 모두 앞질렀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중 간 항공노선은 77개로 인천·김포 외에도 김해, 제주, 청주, 대구, 무안 등 7개 공항과 중국 39개 도시를 연결한다. 전체의 61.2%는 중국 항공사가 운항하며 제주공항은 연간 9394편의 항공편과 함께 84만명의 중국인 입국을 기록했다.
일본 도쿠시마는 더 극적인 사례다. 한국 관광객이 거의 없던 이 지역에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이 신규 취항하자 단 한 달 만에 407명이 입국했다. 도쿠시마현은 착륙료 감면, 셔틀버스 운영, 지역 홍보 등 약 10억원을 투입해 항공사와 협업했고 결과는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즉 외항사 유치와 지방공항 활성화야말로 외래객 분산과 관광수지 개선의 실질적 해법이라는 점이다.
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공항, 항공사가 함께 움직여야 진짜 지방 하늘길이 열리고 관광수지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