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다섯달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겉으로는 `안정적` 상승으로 보일 수 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물가라는 숫자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서민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체감물가는 그 이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물가지수는 대구에서 2.3%, 경북에서 2.4%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 역시 두 지역 모두 1%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가계에서 매일같이 구매하는 식재료들이 줄줄이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상승 폭이 큰 품목을 보면 현실의 무게감이 다가온다. 대구에서는 고등어(26.4%), 달걀(14.9%), 돼지고기(6.4%)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경북에서는 수박(37.1%), 오징어(18.5%), 국산쇠고기(7.2%) 등이 서민 식탁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외식은 물론, 집밥조차 부담이 된다. 주차료나 보험료, 커피 등 일상 전반의 비용도 상승하고 있어 가계 지출 전반에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물론 일부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다. 당근(-45.6%), 포도(-23.7%), 토마토(-19.1%), 배(-35.1%) 등 과일과 일부 채소류는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내려갔지만 문제는 가격 하락 품목보다 가격 상승 품목이 소비 비중이 훨씬 크고 변동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 요인, 유가 상승, 국제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식료품 중심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체감물가`와 `통계물가` 사이의 괴리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장을 보고 식비를 지출하면서 느끼는 체감은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 지표보다 훨씬 무겁다. 중산층 이하 가정이나 자영업자, 고령층일수록 그 부담은 더욱 크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부와 지자체는 이제 단순한 지표 관리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민생 안정 대책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농축수산물의 유통 안정화와 비축 물량 방출, 수급 조절 등 물가 안정 정책이 절실하다. 장기적으로는 재배지 분산, 스마트팜 보급 확대, 유통 과정 효율화 같은 구조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생활물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감시 체계와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생필품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 상한제 도입, 유통마진 공개, 물가 안정기금 활용 등 대안적 접근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언론 브리핑용 통계만 반복해서 발표하는 것으로는 체감물가의 고통을 줄일 수 없다.  아울러 지자체 차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특성과 계절 요인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폭염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냉방비 지원, 저소득층 식비 보조,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배포 등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서민경제는 통계로 재단할 수 없는 복합적 생존의 영역이다. 수박 한 통 값에, 고등어 한 마리에 흔들리는 가계는 위태롭다. 지금이야말로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이라는 말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때다.  경제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대응도 숫자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체감형 정책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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