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막차 운행 후 시각장애 외국인 승객을 자신의 차량에 태워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 미담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새천년미소 소속 51번 시내버스 기사 김수찬(65)씨다. 　김씨는 지난 1일 밤 경주 시내를 출발해 KTX경주역(구 신경주역)으로 향하던 외국인 남녀 승객이 버스에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해당 시간대의 51번 노선은 KTX경주역까지 운행하지 않고 7.8㎞ 떨어진 문화고등학교 앞에서 종착하게 돼 있었다. 버스가 종점에 가까워지자 두 외국인 승객은 당황한 듯 버스 안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남성 승객은 시각장애인으로 보행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동행한 여성 승객 역시 도움을 구할 길이 없어 보였다. 　이 상황을 눈여겨 본 김수찬씨는 "잠시만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남긴 채 운행을 마친 뒤 자신의 차량으로 두 사람을 직접 KTX경주역까지 태워다 줬다. 　이 훈훈한 사연은 같은 버스를 타고 퇴근 중이던 경주시 내남면 행정복지센터 소속 강호지 산업팀장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강 팀장은 현장 상황을 지켜본 뒤 승객의 동의를 얻어 사진과 함께 사연을 주변에 전하며 김씨의 따뜻한 마음을 공유했다. 　사진 속 여성 승객은 "부끄럽다"며 얼굴을 손으로 가렸지만 두 사람 모두 김씨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찬씨는 "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경주를 찾은 손님이 불편함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씨는 지난 2021년에도 승객이 심정지로 쓰러졌을 당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바 있으며 `TS교통안전 의인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 교통의 최일선에서 시민과 방문객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기사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런 따뜻한 마음이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