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 따른 비상진료대책과 의료개혁 재정 투입으로 건강보험이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설뿐더러 오는 2028년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건보 재정을 기금화하거나 다양한 소득에 `사회보장세`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거둘지 고민할 때라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낸 `2024년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2월 의대증원 사태 이후의 의료개혁과 비상진료대책을 모두 고려할 때 건강보험 적자전환 시점이 오는 2026년에서 1년, 누적준비금 소진시점은 2030년에서 2년 당겨질 예정이다.
당시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건보 재정을 투입했다. 지난해 비상진료 수가 인상으로 1조5031억원, 수련병원 선지급에 1조4843억원 등 총 2조9874억원을 들였다.
이에 따라 정부 지원금(12조1658억원)을 제외한 재정수지는 10조441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와 관련 국회예산정책처는 "건보 재정은 국민 건강보험료로 조성되는 공적 재원으로서 원칙적으로 가입자 진료비 보장에 사용돼야 한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유사시 건보 재정보다 국가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만큼 기금화 등 안정적인 재정 관리 체계를 마련할 때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4대 사회보험 중 건강보험만 기금 외로 운영되고 있어 재정 운용과 예·결산이 국회 심의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비상진료체계 운영과 선지급을 위한 재정 투입 역시 대규모 지출임에도 복지부 승인으로 국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국가재정 외로 관리되는 건보 재정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고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금은 예산과 달리 특정 목적을 위해 특정 자금을 운용할 수 있고 자율성과 탄력성이 보장돼 단기적 변동 상황에 대응하기 쉽다고 알려졌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여타 사회보험과 마찬가지로 기금 운용 평가 등을 통해 보다 엄밀한 재정 관리도 가능해진다.
현행 건보 체계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건보 총수입 88조7773억원 중 보험료 수입이 86.2%로 의존도가 상당한 데다 건보 재정이 오는 2028년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재정 균형을 위해서 현재 7.09%인 보험료율을 2032년 최고 10.06%까지 올려야 한다고 봤다.
현행법은 매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 상당을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런 정부 지원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반면 프랑스는 건강보험료 비중이 36.8%에 불과하나 사회보장분담금(CSG)과 사회보장목적세(ITAF)를 도입했다. 사회보장분담금은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실업급여, 재산소득, 이자소득 등에 폭넓게 부과돼 부담을 덜고 재정의 유연성과 형평성을 확보했다.
연구원은 "보험료율의 조정과 부과 대상의 확대 등을 통해 먼저 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향후 인구구조변화 등으로 인한 보건의료 환경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적인 특정 목적세 등에 대한 단계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 역시 건보의 지속가능성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 `지출 효율화`와 `안정적인 수입 확보`로 재정 건전성은 물론 보장성 강화도 담보한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 적자 해소방안으로는 의료비 지출을 합리화하고 과다 이용자의 본인 부담을 높여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