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을 드높이는 국가적 행사이자 개최지인 경주시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그동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관광도시로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국제 정치·경제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도시 역량을 시험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주시는 이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도시 전반에 걸쳐 손님맞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회의장과 미디어센터, 만찬장 등 핵심 인프라 공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스마트 회의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며 국제미디어센터는 60%의 공정률로 가장 빠르게 완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PRS(정상급 숙소) 확보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16개소 외에도 신규 및 준PRS 시설을 확보해 총 35개소를 마련하고 리모델링 공정률은 70%를 넘어섰다. 이는 그간 경주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숙박 인프라의 질적·양적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문화 콘텐츠 부문도 눈에 띈다. 전통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월정교 한복패션쇼, 보문단지 미디어아트쇼, 동부사적지 K-POP 공연 등은 국제행사에 걸맞은 문화 외교의 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백남준 전시, 한류수출박람회, `5韓` 체험프로그램 등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획이다. 이를 통해 경주는 문화혁신도시로 거듭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경제 분야도 주목할 부분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주제로 한 `2025 경북 국제포럼`과 함께 APEC 회원국 간 비즈니스 파트너십 구축, 투자환경 설명회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이는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경북 전체 산업 생태계에 장기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교통과 의료 대응 시스템도 한층 강화됐다. 김해공항과 경주역을 중심으로 27개 셔틀버스 노선이 운영될 예정이며 KTX·SRT 증편, 국내선 항공편 확대도 추진 중이다. 응급 상황에 대비해 전국 24개 병원과 MOU를 체결하고 전문 의료진 배치 계획 등 안전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모든 준비에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마지막 퍼즐은 바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다. 친절한 응대, 질서 있는 시민의식, 깨끗한 환경은 세계가 보게 될 경주의 진짜 얼굴이다. 경주의 품격은 시설이 아니라 시민들에 의해 완성된다.
더 나아가 경주시는 이번 회의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장기적인 도시 성장 전략인 `포스트 APEC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회의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APEC 기념공원 조성, 글로벌 새마을 경제협력체 설립, 수소 에너지 기반 고속도로 구축 등 9개의 핵심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경주를 국제회의 도시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경주는 과거 천년을 빛낸 도시이고 이제는 미래 천년을 설계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과거의 도시`라는 낡은 인식을 벗고 `미래의 경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결정적인 분기점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주의 향후 10년, 나아가 100년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APEC 정상회의 100일, 더 이상 준비의 시간이 아닌 완성의 시간이다. 남은 기간 동안 빈틈없는 점검과 세심한 마무리로 경주가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역사적인 무대를 통해 경주는 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에 설 준비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