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모아 마련한 돈으로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성금을 기탁한 어르신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경주시 성건동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지난 11일 늦은 오후 성건동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10만3830원을 기탁했다. 성건동 관계자에 따르면 어르신은 조심스럽게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며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써 달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돌아섰다.
이 어르신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자 당뇨와 괴사성 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생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간 골목과 공원, 재래시장을 돌며 모음 폐지를 팔아 돈을 마련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르신은 "산불로 무너진 집터와 울고 있는 이웃들을 보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내 손으로 직접 모은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성금을 직접 전달받은 공무원들은 "조용히 다녀가신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울림을 느꼈다"며 "그 정성이 피해 주민들에게 꼭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탁된 어르신의 소중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산불 피해자 지원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작은 손길이 모여 큰 희망이 된다"며 "어르신의 따뜻한 기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실천이다. 피해 주민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줄 것"이라 전했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