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1학년 남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숨진 학생의 학부모가 "집단 따돌림에 내 소중한 보물을 잃었습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대구 북구에 있는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17세 아들의 부모라 밝힌 청원인은 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제발 제 아이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에 올라온 글과 경찰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8월 31일 오전 7시 22분쯤 자신의 집 10층에서 투신 직전 "우울증에 학교를 가기 싫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몸을 던졌다.
당시 담임교사로부터 A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학우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가해 학생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손가락질과 야유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야기해 줬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 상담교사는 "A군을 상담한 결과 아이가 말로 표현 못할 수치감이 온몸을 채우고 있고, 우울증상이 말기 암에 비교될 정도로 심해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우울증으로 약물과 상담 치료를 받던 A군은 학교 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난달 31일 오전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10층에서 뛰어 내려 숨졌다.
청원인은 "높은 곳을 싫어해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어 했던 우리 아이는 10층에서 뛰어내려 심장과 허파가 파열된 차디찬 시체로 발견됐다. 지금도 아이는 파열된 심장을 부여안고 영안실에 누워있다. 누가 아이를 하늘을 날게 만들었고 누가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냐"고 적었다.
이어 그는 "3년간 중학교 시험감독으로 참가했지만 누구도 아이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아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사실을 숨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분노한다. 아이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 이가 있다면 찾아내 엄마 아빠 없이 무서운 구천을 떠돌고 있을 아이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아이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