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조지 베일런트 교수 연구팀이 무려 72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핵심은 `좋은 인간관계`였다.
또한 카네기 공과대학의 연구에서는 성공의 요인이 15%는 개인의 전문 지식과 기술, 나머지 85%는 `좋은 인간관계`라는 결과가 나왔다.
행복과 성공은 혼자만의 고군분투로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그것들은 사람들과 맺는 `좋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행복과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삶이 버거울 때 결국 곁에 있어준 건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한 사람이었다. 실제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인간관계`라고 답한다.
지난 2023년 KBS와 한국리서치, 한국정치학회·사회학회가 함께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좋은 인간관계`라는 응답이 54%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다. 어쩌면 인간관계는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세기 이후의 현대 교육 시스템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역량은 주입식이나 암기식 교육만으로는 결코 길러질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내가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는 그 마음을 알아주겠지"라고 믿는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심전심은 없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일은 정말 어렵다.
우리는 너무 자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고 듣지 않고도 이해했다고 착각한다.
소통하지 않으면 누구도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소통`이란 `막힘없이 통함`을 뜻한다.
소통하려면 서로의 생각과 뜻을 주고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의사소통`이다.
말 그대로 `뜻과 생각이 서로 통하는` 상태를 말한다. 의사소통은 인간관계를 활성화시키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결국 좋은 인간관계의 핵심은 의사소통에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회생활은 물론 가족 안에서도 "도무지 말이 안 통해"라며 답답해할 때가 많다. 의사소통이 막히면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오해가 깊어지며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결국엔 벽이 생기고 관계는 단절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사는 부하직원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며 답답해한다. 자신은 분명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보고서를 마감 직전에 들고 온 부하직원 앞에서 화가 나고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소통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전달로 끝나지 않는다. 상대가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때 비로소 의사소통은 완성된다.
한의학에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는 기본 원리가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이 원리는 의사소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의사소통의 성공률은 어느 정도일까?
말하는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을 100이라고 본다면 최선의 상황에서도 60%밖에 표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듣는 사람은 그 말의 절반 정도인 50%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생각 중 30% 정도만 이해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사소통이 이토록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대가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야구에서 타율 3할이면 훌륭한 타자다. 의사소통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내 뜻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성급히 실망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다시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상대가 내 생각을 90% 이상 이해하려면 최소한 7번은 정성을 다해 대화해야 한다. 한 번 말해서 통하지 않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의사소통의 기본은 `말하기`와 `듣기`다. 말하는 사람은 상대가 잘 들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말해야 하고 듣는 사람은 상대가 계속 말하고 싶어지도록 진심으로 들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내게 큰 힘이 돼준 사람은 언제나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기본이 정말 어렵다. "참 뜻은 좀처럼 전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진짜 의사소통은 시작된다. 그때 비로소 의사소통은 좋은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고 좋은 인간관계는 결국 행복과 성공의 열쇠가 된다. 사람은 결국 따뜻한 말 한마디에 버티기도 하고 차가운 한마디에 무너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좋은 의사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태도는 `역지사지`다. 자신만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목에 핏대를 세우기 전에 "내가 상대의 입장이라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것만 떠올려도 많은 오해는 풀릴 수 있다. 결국 역지사지는 의사소통을 여는 첫 번째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