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황성공원 일대에 7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하자 한영태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영태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혈세 7억여원을 들여 56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황성공원에 설치하면 경주시민이 애국심을 함양하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애국심의 개념이나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고 그 예산으로 성실 납세자, 지역사회 봉사자 등 시민의 귀감이 되는 개인에게 나라에서 높이 평가해 보답의 성의를 표하는 것이 보다 더 애국심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다. 또 차라리 생계가 어려운 시민에게 혜택을 베푸는 게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주에 랜드마크로 내세울 상징성 있는 콘텐츠가 눈 씻고 찾아도 없어서 태극기 게양대를 도심 한복판에 56m 높이로 올려 시선을 끌어야만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타 지자체에서 이미 효과가 미미하고 유지 관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사례가 있음에도 경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절대 권력자의 오더를 이행하듯이 일사분란하게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시켰고 이는 시민의 눈치 따위는 전혀 보지않는 전형적인 일당독식 의회의 폐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7억여원의 혈세를 들여 만들 대형 태극기 게양대에 걸려 있는 큰 태극기에 애국심이 함양된다면 25만 경주시민의 형평성 차원에서 도심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 곳곳에 설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건 도심 시민의 애국심이 현저히 낮다고 여기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도심 거주 시민이 그렇게 해석한다면 이로울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밀어부쳐 통과시키는 것이 내부적으로 말 못할 속앓이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상식이 부족한 함량 미달의 인사들이 지게작대기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경주에서 공천권자의 선택에 의해 거수기 역할에 만족하는 인사들로 시민에게 각인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비난했다.  한영태 위원장은 "신라 56왕을 표방해 높이를 56m로 세운다는데 신라 100왕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 자괴감 마저 든다. 현 정부에서 국가 미래가 걸린 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기초과학을 포함한 연구개발 분야의 구조가 무너지고 젊은 연구인력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 되면 회복이 얼마나 어려울 지 가늠이 되지 않는 암담한 시기에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콜라보로 펼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일당독식 의회 구성이 시민을 어떻게 기만하고 농락하는지 경주시민께서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봐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의회는 지난 4일 개회한 제277회 임시회에서 이 사업 예산을 포함한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했으며 소관 위원회인 행정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 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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