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일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해제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적용 시점을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지난 16일 오후 늦게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방역패스가 해제된다는 소식이 뉴스와 온라인상에서 확산됐지만 정작 조정안 적용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서다.  17일 오전 11시 발표된 정부의 조정안의 요지는 △마트·백화점 등 3000㎡ 이상 점포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학원(연기·관악기·노래 등은 방역패스 적용) △영화관·공연장(대규모 비정규 공연장 방역패스 적용) 등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적은 시설 6종에 대한 방역패스를 18일 0시부터 해제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방역패스가 이날부터 해제되는 줄 알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찾았던 시민들이 발길을 돌렸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조정안 적용을 놓고 직원과 이용자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건강상 이유로 백신을 맞지 않는 권모씨(34)는 "당연히 오늘부터 해제되는 줄 알고 오전에 마트를 갔었다"며 "방역패스 기준 등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헷갈린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  백신을 맞지 않은 임산부 A씨(30대)는 "오늘 정부가 대형마트 방역패스 해제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발표를 해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마트를 찾았는데 입장을 거절당해 어이가 없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며칠 간격을 두고 오락가락 바뀌는 방역패스 조정안에 직원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한 직원은 "방역패스가 내일부터 적용된다고 일일이 설명하는 과정에서 손님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어야 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다른 직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직원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 때문에 현장에서는 큰 혼선을 빚고 있다"고 했다.  직원 B씨는 "대구시나 관할 구청 등의 지침이나 통보가 내려오는 절차를 다 거치면 아마 18일부터 해제될 것"이라고 한 반면 다른 직원은 "오늘부터 방역패스가 해제돼 QR 인증을 하거나 080 전화를 걸고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방역패스와 관련해 법원 판결도 다르고 지역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짧은 기간 안에 새 조정안이 발표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축적되는 상황"이라며 "홍보와 계도를 통해 혼선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