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부모님 마지막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부디 참석해 주세요".  최근 이처럼 부고 문자를 사칭한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피싱 사기)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경찰관도 당할 정도로 수법이 교묘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서울에서 근무하는 A 경찰관이 부고 문자 스미싱에 당했다. 새벽에 날아온 부고 문자 내 링크를 무심코 눌렀다가 피해를 입었다. 해당 링크를 누르자 파일이 내려받아졌고 이후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로 A씨 명의의 부고 스미싱 문자가 날아갔다.  A씨 휴대전화를 이른바 `좀비폰`으로 감염시켜 다시 대량의 스미싱 문자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감염 이후 지인의 번호로 문자가 오는 탓에 쉽게 당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된다. 개인정보를 유출해 가상 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돈을 뜯어 가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A씨는 휴대전화 내 신분증 사진이나 공인인증서 등이 없어서 2차 피해를 입지 않았다. 대신 문자가 발송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1000여명의 지인에게 일일이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몇몇 지인으로부터는 부의금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피해는 A씨만이 아니다.  최근 강원 강릉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도 부고 스미싱에 당해 동료 경찰관에게 다시 스미싱 문자가 발송되는 사례도 있었다.  경찰 내부망에는 `동료 경찰을 사칭한 부고 피싱 문자가 퍼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주변 직원들도 여러명이 피싱에 당해 문자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부고 스미싱 피해는 경찰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울산시의 한 구청 공무원 B씨도 부고 스미싱에 당했다. 이후 연락처에 저장된 지인과 공무원 등 약 200명에게 `아버지께서 금일 아침에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됐다. 또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나 청첩장, 택배 문자 등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서 분석한 `최근 5년간 스미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피해 인원은 지난 2018년 188명에서 2019년 387명, 2020년 1097명, 2021년 1321명, 2022년 807명으로 늘어 5년간 3800명에 이른다. 피해 금액은 2018년 2억3500만원에서 2019년 4억1900만원, 2020년 11억700만원, 2021년 49억8500만원, 2022년 41억300만원으로 5년 동안 108억여원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등 정부 기관은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출처 불명확한 인터넷주소, 전화번호 클릭 금지 △개인정보·금융정보 요구 시 알려주거나 입력하지 않기 △출처 불명확한 앱 설치 제한 등을 당부하고 있다.  스미싱을 퍼뜨리는 사회 암적 존재는 철저하게 가려내 엄벌하고 법적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인터넷 포털과 SNS업체, 이동통신업체들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철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국내 통신 3사 중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무선회선이 가장 많은 KT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예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AI가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를 찾아낸 후 해당 번호로 고객의 휴대폰으로 문자나 전화가 올 경우 안내 문자로 보이스피싱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비대면 범죄가 음성합성 기술로 목소리를 변조하는 등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변조 음성을 사전 탐지하는 통신사들의 기술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은 고객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다.  은행과 통신은 공공재적 성격도 있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투입해서라도 예방 노력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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