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저인 가운데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하고 이를 유지 중인 신혼부부 수가 역대 최저치로 나타났다.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해마다 줄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0.65명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신혼부부 수는 103만2000쌍으로 전년 대비 6.3%(6만9000쌍) 감소했다. 이는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연간 신혼부부 수는 지난 2018년 132만2000쌍에서 2019년 126만쌍, 2020년 118만4000쌍, 2021년 110만1000쌍 등으로 내려왔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연간 100만쌍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혼인 연차별로 보면 1년 차 18만5830쌍(18.0%), 2년 차 18만7683쌍(18.2%), 3년 차 20만4883쌍(19.8%), 4년 차 22만1351쌍(21.4%), 5년 차 23만2506쌍(22.5%) 등이었다. 특히 모든 연차에서 전년 대비 신혼부부 수가 감소했다. 감소 폭은 2년 차가 -10.4%로 가장 컸고 이어 3년 차(-9.3%), 4년 차(-6.5%), 5년 차(-2.1%), 1년 차(-3.2%) 등 순이었다. 통상 비혼과 만혼이 늘며 1년 차 신혼부부의 감소 폭이 큰 편이지만 코로나19로 지연된 결혼의 상당 부분이 지난해 이뤄지면서 예년보다 낮았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그 결과 전년 대비 신혼부부 수의 감소 폭은 2022년이 -6.3%로 2021년(-7.0%)에 비해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9.9%(30만8634쌍)를 차지해 신혼부부 수가 가장 많았고 서울 17.8%(18만4804쌍), 인천 6.1%(6만2844쌍), 경남 5.8%(5만9601쌍), 부산 5.6%(5만8215쌍) 등 순이었다.
초혼인 1~5년 차 신혼부부 81만5000쌍의 평균 자녀 수는 0.65명이었다.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연도별로는 2018년 0.74명, 2019년 0.71명, 2020년 0.68명, 2021년 0.66명 등이었다.
혼인 연차별로는 평균 자녀 수는 1년 차 0.21명, 2년 차 0.42명, 3년 차 0.63명, 4년 차 0.83명, 5년 차 1.01명이었다. 특히 혼인 3년 차부터 `자녀 있음` 비중이 55.8%로, `자녀 없음`(44.2%)을 앞섰다.
유자녀 비중은 혼인 1년 차 20.2%에서 5년 차 75.3%로 혼인 연차가 높아질수록 비중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맞벌이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8%로 외벌이 부부(59.4%)에 비해 낮았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2%였던 반면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60.9%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노동인구 부족으로 7년 뒤인 오는 2030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혼식장, 어린이집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각급 학교의 졸업생 수가 너무 감소해 졸업앨범을 만들 때 학생 개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까지 치솟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세계 최악의 출산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란 생각이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이미 현재 인구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조만간 0.6명대까지 하락한다면 사회의 붕괴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다. `국가적 자살`이란 말이 나오는 낮은 출산율은 절대 방치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