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도심을 관통하던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철도와 역이 폐선·폐역으로 지정되면서 폐역과 철도 구조물들이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천년고도 경주는 노천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지역 곳곳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폐선로 구조물들은 지난 2021년 12월 정부가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철도를 폐선·폐역으로 지정한 이후 일부 선로 구조물이 철거됐지만 아직도 많은 구조물들이 방치되고 있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전락하고 있다.  10일 경주시에 따르면 폐철도 구조물의 경우 동해남부선 88개소와 중앙선 51개소 등 총 139개소 중 올 연말까지 42개소의 구조물 철거를 완료할 예정이다.  폐선로는 동해남부선 53.2㎞와 중앙선 27.1㎞ 등 총 80.3㎞ 가운데 현재까지 51.2㎞를 철거 완료됐다.  하지만 아직 철거하지 못한 구조물들은 지난 2년간 방치되면서 부식되거나 시뻘겋게 녹이 슬어 있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교량을 받치고 있는 기둥 또한 홍수 시 떠내려오는 부유물들을 가로막아 하천 범람을 유발할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의 근심거리로 전락했다.  폐선로 인근 주민들은 "녹물이 철길을 받치고 있는 기둥까지 붉게 물들이고 있어 볼썽사납다"며 "정부 기관이 그동안 잘 사용했으면 이제는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빠른 시간에 철거를 해 주는 것이 맞지 이렇게 방치해두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월성동 주민 황모(65)씨는 "물들어 올 때 배 띄우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관광객들이 경주를 방문하고 있는 지금 신라 천년의 중후함과 관광도시로서 깨끗하고 단아한 도시 이미지를 보여 다시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주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문화재 수리 및 복원하고 야경을 조성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데 100년을 쓰다 버린 철길 구조물로 인해 관광도시로서 이미지를 훼손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시민들의 우려는 최근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과 인근 대릉원, 첨성대 등에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관광객의 숫자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경주시가 21년 만에 대릉원을 무료 개방하면서 하루 2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황리단길 또한 평일 1만명이 훨씬 넘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에 경주시민들은 "경주는 명실상부한 국제관광도시다. 경주시는 이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국가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이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시 관계자는 "북천과 황성철교는 활용가치가 높은 만큼 향후 경주시에서 관리할 계획이며 나머지 구조물에 대해서는 내년 초에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철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가철도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폐선로 구조물 100여곳에 대해 정기안전점검을 완료해 본사로 보고했으며 하반기에는 철도로서 활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국토부 고시를 통해 2·3종 시설물을 해체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에서 현재 폐시설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용역 결과에 따라 철거 및 관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2021년 12월 정부가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철도 80.3㎞와 철도역 17곳을 국가 철도망 계획에 따라 폐선·폐역으로 지정, 그동안 철도로 인해 단절된 구간의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폐철도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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