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과도하게 늘어난 통화량이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최근 물가급등의 원인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량이 물가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코로나19 이전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 15~18%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말 2914조원이던 광의통화(M2)는 2022년 4월말 기준 3676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GDP(2021년 말 2072조원) 대비 약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경연은 코로나 이후 급증한 통화량이 최근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광의통화(M2)는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 등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그동안 30% 중반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2.9%까지 확대됐다. 반면 그 동안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40%를 상회했던 공급 및 수요측 요인은 2021년 하반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아울러 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 비용인상 요인에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효과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화량에 대해서는 반응이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효과가 장기에 걸쳐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물가급등 현상은 통화정책과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시적인 세금 인하 및 면제조치들은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라며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중심의 단기금리 타겟팅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통화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영우 기자ycyw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