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12라운드 일정을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꽤 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월드컵 브레이크’후 재개되는 시점은 7월5일이다. 거의 두 달 가까이 재충전이 가능하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대부분의 팀들이 “조만간 쉴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라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었던 이유다. 시즌 초반은 장기 레이스가 아닌 토너먼트였다. 거의 모든 팀이 손꼽아 기다렸던 ‘월드컵 브레이크’지만, 울산만큼 학수고대했던 팀도 없을 것이다. 거침없이 승승장구했을 때만해도 휴식기가 왜 굳이 끼어 있을까 싶었을 그들이지만 이제는 공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지친 `복서` 같다. 처음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에 가까웠다. 지난 2월26일 호주 원정으로 펼쳐진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의 ACL 1차전에서 3-1 대승을 거두면서 시즌을 시작한 울산은 정규 리그 공식 개막전(3월8일)에서 포항을 1-0으로 제압하면서 최고의 출발을 알렸다. 정규 리그 3연승과 ACL 2승1무, ‘1강’은 전북이 아닌 울산처럼 보였다. 김신욱을 앞세운 공격력은 ‘업그레이드 철퇴 축구’를 보여줬고, 정성룡(수원)을 위협하는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가 뒤를 받치는 수비력도 리그 톱 클래스였다. 정규 리그와 ACL을 합쳐 울산이 시즌 초반 6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5승1무, 13골 2실점이었다. 완벽에 가까웠다. 고려대와 울산현대미포조선을 각각 대학 무대와 내셔널리그 최강자로 만들었던 조민국 감독의 프로 적응은 손쉬워 보였다. “어차피 축구는 똑같은 것”이라던 조 감독의 당당한 발언도 힘을 얻는 듯했다. 그런데 시나브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잔인한 4월이었다. 정규 리그는 3무2패였고, ACL은 내리 3연패했다. 3무5패로 추락했던 4월 8경기에서 울산은 5골 12실점이라는 초라한 내용에 그쳤다. 선두를 달리던 정규 리그 순위는 어느새 6위까지 떨어졌고, ACL은 중도하차의 수모를 맛봤다. 2014시즌 ACL에 참가한 K리그 4개 팀(울산, 전북, 포항, 서울) 중 조별 예선에서 떨어진 팀은 울산뿐이다. 강행군 속에서 체력은 떨어졌고,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도 쫓기게 됐다. 5월의 첫 경기였던 지난 3일 제주와의 11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울산은 1-1로 비겼다. 정말 공이 울리기만 기다리는 복서 같은 심정이다. 그래도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깨어난 다음에 쉬어야 한다. 그대로 쓰러지는 것과 흐름을 끊어내고 심호흡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울산은 11일 오후 안방인 문수경기장에서 부산을 상대로 1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승점 16의 울산은 6위이고, 13점의 부산은 7위다. 패하더라도 골 득실에서 앞서 6위 자리는 지킬 수 있으나 더 휘청거려서는 곤란한 시점이다. 상하위 리그를 구분 짓는 마지노선이 6위와 7위 사이에 있다. 1~6위는 우승을 다투지만 7~12위는 강등권 싸움을 펼치게 된다. 더 이상의 추락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수준을 벗어나게 된다. 득점 랭킹 1위 자리를 포항 김승대(7골)에게 빼앗긴 김신욱(6골)의 활약이 중요하다. 소속 팀에 좋은 선물을 안기고, 홍명보호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 김신욱은 3월에만 5골을 넣었다. 그러나 4월에는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김신욱이 침묵했을 때 울산은 추락했다. 간판 공격수로서 부진에 대한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마음의 짐을 덜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이롭다. 골로서 1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을 울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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