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캐긴 캤는데 담을 사람이 없어요. 비가 그치기만 기다립니다." 청도군 각지에서 양파를 수확하고도 들에 방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손 부족에 이른 장마,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청도군 이서면에서 20년 넘게 양파를 재배해온 이모(65) 씨는 “요즘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운데 인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해마다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3~5일가량 빨리 시작돼 지난주부터 청도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하순까지 강수일수가 많고 국지성 호우 가능성도 커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청도지역은 양파, 마늘, 복숭아, 사과 등 고소득 작물의 주산지지만 올해는 수확 자체가 벅찬 상황이다. 인력 부족으로 양파와 마늘을 수확한 후 담지 못한 채 밭에 쌓아두는 농가가 늘고 있으며, 장맛비로 진흙탕이 된 밭은 기계작업조차 어려운 상태다.기후변화도 농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고온, 한파, 가뭄, 우박 등 기상이변이 반복되면서 병해충 피해와 생육 불균형이 늘었고, 올해도 6월고온과 집중호우로 인해 양파알이 물러지거나 곰팡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등 현실성 있는 인력 지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 씨는 “돈이 있어도 사람을 못 구하고, 비가 오면 농작물은 썩는다며 귀농 정책이나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두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청도지역 농촌은 현재 사람도, 날씨도, 환경도, 그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업을 지키기 위해 비 맞은 밭으로 나서는 농민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김병열 기자artmong0@naver.com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