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환경미화원 채용과 관련해 서류심사 배수를 낮추는 등 채용기준을 개선할 방침으로 알려지자 민주노총 경주시환경직분회가 반대집회를 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9일 경주시에 따르면 다양한 연령층에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기준을 통해 인성과 성실성 부족을 해소하는 등 책임감과 사명감·협동성을 두루 겸비하고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인재를 채용하고자 타 시·군의 채용 기준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행 20배수의 서류심사를 타 시·군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고 당초 100점 만점의 70점을 차지했던 체력검사 배점도 하향 조정하는 한편 인성검사를 추가해 신체 능력에만 좌우되지 않고 조직의 핵심가치에 입각해 사회성 및 적응성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경주시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경주시환경직분회는 경주시민들의 채용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주시의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기준 변경은 젊은 청년들에게 취업의 문을 좁히는 한편 산업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나이 든 사람들이 채용 되면 오히려 청소차를 탈 인력이 부족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주시분회 김경열 분회장은 "과거에도 10배수로 환경미화원을 채용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이가 많은 분들이 입사를 해 상대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청소차를 탈 사람이 부족해 문제가 됐다. 그런대도 과거로 돌아가면 똑같은 문제로 현장 상황이 더 나빠진다"며 채용기준 변경을 반대했다.
이어 "서류심사 가산점도 청년은 1점인 반면 부양가족 및 다자녀 가족· 경주시에 거주 기간이 길수록 배점을 높게 해 상대적으로 청년들의 취업이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미화원은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직종"이라며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많은 시민들이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안에서 체력이 좋은 사람을 채용해야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으며 일의 균형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한국노총 경주시청노동조합은 "사 측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노조가 특별히 대응할 내용은 아닌것 같다"고 밝혀 양대 노총의 입장 차이는 크게 달랐다.
동천동 주민 이모씨도 "인력 채용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인데 이에 대해 노조에서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노조의 실력행사로 시청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집회 때마다 소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사건건 반대 입장을 실력행사로 풀려고 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라며 민주노총 경주시환경직분회의 집회에 항의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존 환경미화원 채용기준은 체력 측정 결과가 전체 배점의 70%를 차지해 젊은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장년층과 여성에게도 고른 기회를 주고 체력뿐 아니라 업무에 임하는 개인의 성실성과 책임감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채용기준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