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2월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시 공약으로 발표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제로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실론`이 이 대표의 판단에 깔렸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단순하게 의석수만 따지면 민주당은 병립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병립형으로 총선을 치르면 약 20석까지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들고 절반 이상의 의석수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으로서 20석은 내주기엔 치명적인 수치다. `이재명 체제`로 치러지는 첫 총선인 데다 자신이 목표로 제시한 제1당·151석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이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병립형 회귀는 정치 혁신 역행이라며 당내 반발이 거셌다. 선거제 개편에 사실상 키를 쥔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택하면서 제22대 총선에서도 여야 위성정당 난립이 예측된다.
협상 파트너인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위성정당 `국민의 미래`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준연동형은 제21대 총선에서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위해 도입됐지만 취지가 무색하게 위성정당 폐해를 낳았다.
제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등록한 정당 수는 35개에 달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미래한국당을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후보를 냈었다.
이 대표가 밝힌 비례연합정당은 `금배지 거래`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례대표 당선이 보장되면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 운동을 하겠다는 담합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은 정상적으로 원내에 진입하기 힘든 인사들의 우회로 성격이 강했다.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김의겸, 조국 전 장관 아들과 관련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윤미향 등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 입시 비리로 1심 유죄를 받은 조 전 장관 등도 위성정당을 통해 의원직을 노릴 수 있다. 이제 국민의 냉철한 판단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