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시내 곳곳의 채러티샵(Charity Shop)에서 붉은 양귀비 모양의 배지를 팔기 시작한다.
포피(poppy)라고 불리는 이 배지를 가슴에 단 사람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즈음 열리는 영화제 시상식이나 축구 경기에는 영화배우와 선수들도 포피를 달고 나온다.
또 시내 곳곳에 있는 전사자를 위한 위령탑에는 `We will remember them(우리는 그들을 기억할거에요)`라는 메모와 함게 포피로 만든 화환이 놓여 있다.
제각각 모양의 포피와 손으로 쓴 글씨로 봐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비치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놓고 간 것임을 알 수 있다. 바로 우리의 현충일과 같은 `리멤버런스 데이(rememberance day)`인 11월 11일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작은 포피 배지는 보통 1∼2파운드(약 3000원)인데 수익금은 참전용사와 전몰유족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국인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의 희생을 기리고 그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포피를 사고 또 그것을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훈문화도 좀 달라졌으면 한다. 보훈은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국민들이 함께 마음을 더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나고 완전해지는 것이다.
대구지방보훈청은 올해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생활 속 보훈문화를 위해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요즘 사용자가 늘고 있는 스마트워치에 태극 문양을 결합해 심플하고 세련된 워치 페이스를 제작해 배부한다.
평소에는 깔끔한 바탕의 시계인데 현충일, 광복절 등 보훈과 관련된 날이 되면 태극이 시계 바탕에 물든다. 또 국기를 게양하는 날에는 별도의 알림이 뜬다.
특히 이 디자인은 지난 2019년에 실시한 `보훈콘텐츠 디자인 공모전`에 최우수상을 수상한 지역 대학생들의 작품을 활용한 것이며 이를 워치 페이스로 구현하는 회사 역시 지역의 청년기업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그리고 대구시에 협조해 대구의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 호국보훈의 달 에디션도 발행한다. `대구시민들이 함께 하는 보훈`이라는 테마를 담은 디자인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그 뿐만 아니다. 과거 다중운집 중심의 보훈행사에서 벗어나 언택트 시대에 맞는 보훈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미래세대 보훈콘텐츠 자문단`도 운영한다.
콘텐츠를 직접 활용할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최신 트렌드와 보훈을 접목하는 방안을 찾아 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올 호국보훈의 달에는 사람들의 지갑과 손목에서 자랑스럽게 보훈의 상징이 빛나고 청소년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보훈행사가 열리기를 희망한다.
또 그것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생활 속에서 기리는 우리의 보훈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