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여·야 대권 잠룡들의 지지모임인 이른바 대선 `외곽조직`이 속속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시계가 빨리 돌아가면서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모임이지만 강력한 팬덤으로 지난 2002년 대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례에 비춰보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대권 주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안동 출신으로 여권의 강력한 잠룡으로 꼽히는 그의 외곽조직은 대구에서만 3∼4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기본소득 대경포럼`은 이 지사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운 조직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시민사회 인사와 정치적 성향과 관련 없이 기본소득 자체에 관심을 두는 인사들로 구성됐지만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 이 지사의 지지모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19일, 20일 각각 출범한 `기본소득국민운동 대구본부`와 `함께포럼` 역시 이 지사의 지지모임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와 함께 여권 내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의 새로운 지지모임도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플랫폼 더 숲`은 지난 24일 대구 벤처센터에서 지역본부 첫 창립식을 열었다.
민생투어로 창립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 전 대표는 동영상으로 보낸 축사를 통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TK(대구·경북)가 앞장 서 나라를 구했다"며 "플랫폼 더 숲이 TK를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적 활동에 들어가는 이 단체는 차기 대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하며 사회 불평등, 국가균형발전,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 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권 내 또다른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의 지지모임도 대구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출범한 `노무현정신계승연대`(노정연) 대구경북본부는 김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노정연의 대구·경북 모임으로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지지모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노정연은 경남, 부산, 전남·광주, 전북 등 4곳에서 이미 지역본부가 결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대구 지지모임도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범야권 내 강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지지자들이 최근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다함께 자유당`은 지난 24일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가졌다.
대구에서만 1200여명의 입당원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 `다함께 자유당`은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정당이지만 윤 전 총장과 직접적인 교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야권 잠룡 중 1명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대선조직 성격인 `대구스마트경제포럼` 출범식을 갖고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