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숭례문 부실복원 파장으로 실시된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에서 경주의 국보 제24호인 석굴암과 국보 제31호인 첨성대(瞻星臺)가 하위 D등급을 받아 지역에 산재된 국보와 보물 등 주요 문화재의 보존관리에 문제점이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일고 있다.이번 조사결과는 문화재청이 처음으로 전국 시·도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문화재 특별 점검을 실시한 결과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주요 문화재가 소홀이 관리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때문에 경주시의 국보급 2건이 D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오랜 세월과 풍파를 이겨온 문화재가 심각한 상태에 놓였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문화재청은 이번 점검에서 등급을 A부터 F까지 총 7단계로 나눠 A는 양호, B는 경미보수, C는 주의관찰,D 이하는 구조적 결함 등으로 정기·상시 모니터링, 보수정비(E), 즉시조치(F) 등으로 관련대책이 요구되는 문화재로 구분해 경주시의 국보급 문화재의 보존·보전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보다 철저한 문화재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문화재 연구가인 김 모(72 경주시)씨는 현재 경북도와 경주시의 일부 문화재의 경우 민간 영역에서 관리하고 있어 보존·관리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고는 하지만 "수백 년에서 수천 년간 지속되어온 문화재들이 우리 세대에 이르러 훼손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며 개탄했다.천년세월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신라선덕여왕(재위 632~647)때 건립돼 당시 선조들이 관측기구를 통해 우주를 연구하던 곳으로 알려져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수학여행단의 빠질 수 없는 견학 코스인 첨성대의 경우 지반침하 등으로 마치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피사의 사탑’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매년 1㎜ 정도 북쪽으로 기울면서 현재 204㎜ 정도 기울어져 있으며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문제는 경주시가 지난해 말 첨성대 안전진단을 하면서 추가 침하 가능성과 침하의 원인 확인에 필요한 지반상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또한 지난 5년간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은체 문화재 관리를 위한 예산확충 타령만 해와 안이한 인식속에서 보존·관리에 소홀한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8세기 중엽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져 한국의 대표적인 석굴사찰로 당시 신라인들의 신앙과 염원, 뛰어난 건축미, 성숙한 조각기법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석굴암의 경우는 본존불상과 불상 받침, 궁륭천장(반원 모양으로 둥그렇게 만든 천장) 등에서 균열이 발견돼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관광도시임을 자처하는 경주시의 이미지를 무색하게 하고있다.최 모(62 경주시 불국동)씨는 전통문화 자원이 풍부한 경주시의 경우 지자체의 예산확충도 선결과제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지않도록 전시적이면서 가시적인 성과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하기 보다 문화유산의 도시 답게 문화재 관리·보전에 더욱 힘쓰야 한다" 고 충언했다. 이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