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광장에는 시선을 강탈하는 기후 시계(5년 57일 16:42:50, 5월 26일 18시 02분 기준)가 있다. 표시된 수치에 등골이 오싹했다. 수치가 크지 않아 더 다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안도의 숨을 쉬는 이유는….  지난달 5월 1일~4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세계 바리스타들과 함께 하는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의 향연이 있었다.  유럽 최대 스페셜티 커피 전시회 `월드오브커피`의 아시아 첫 런칭과 월드오브커피부산과 더불어 전 세계 바리스타의 올림픽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이 함께 개최됐다.  그리고 같은 달 5월 24일~26일 글로벌 영도커피페스티벌이 부산 아미르 공원에서 열렸다.  두 곳 모두 기분 좋은 행사였다.  요사이 신조가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삶이였는데 그 날만은 기쁨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잘만 하면 오는 2080년에도 커피를 마실 수 있겠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느 때 같았으면 종이컵이 바닥을 뒹굴고 페트(PET)가 쌓이는 등 일회용품 가득한 행사장. 불편한 인상을 감출 수 없었을 텐데 금년(今年)은 달랐다. 글로벌 영도커피페스티벌에서는 시음 잔(리유저블 컵)을 배부하는 등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다.  역시 커피도시 부산의 지속가능한 커피를 위한 모드 전환은 민첩했다.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에 맞선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을 현장에서 목격하니 실로 놀라웠다.  지난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제정한 날로 해마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한국인 하루 커피소비량은 36.3%가 2잔, 35.6%는 1잔을 마신다는 자료로 유추하면 그 날도 어김없이 출근 길 모닝커피로 아침을 맞을 것이고 점심식사 후 종이 컵을 하나씩 들고 거리를 활보할 것이다.  청해 본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은 종이컵 없는 커피 한 잔 어떨까?  혹자들은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집에서 텀블러를 가지고 나오는 걸 깜빡한 경험이 많다고 한다. 그린피스 홍콩사무소는 따로 컵을 가져오지 않은 시민들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재사용 컵 대여 및 반환 앱`을 출시했다.  지난 2022년 그린피스는 현지 스타트업과 협력해 재사용 컵 프로그램을 진행해 행사 기간 동안 8800개 이상의 일회용 컵을 절약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동행의 초석이 될 벤치마킹. 우리도 어떨까?  청해 본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종이컵 없는 커피 한 잔. 함께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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