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KBS2 인기 버라이어티 `이경규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를 기억하시나요.
교통 단속이 없는 야심한 시간대를 골라 임의의 도로에 잠복하다 안전선 지키기, 안전 속도 주행 등 교통안전 규칙을 지키는 차량에 대해 상품으로 냉장고 한 대를 주는 참신한 기획이었다.
당시 새벽까지 정지선을 지키는 양심 운전자가 나타나지 않던 상황에서 정지선을 지킨 운전자는 장애인 부부의 티코 차량이었고 왜 정지선을 지키느냐는 질문에 "늘 지킨다"는 답은 지금도 감동으로 다가온다.
기초질서란 서로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 덕목이다. 공동생활의 기초질서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법질서를 찾기가 어렵고 건전한 사회 기강을 기대할 수 없다.
OECD 세계 경제 10위권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기초질서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의 집회에서도 질서 있는 행동으로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기억이 그리워진다. 요즘 우리 사회는 기초질서를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주5일제를 맞아 요즘 가족들은 주말 워라밸을 위해 인근 자연 휴양시설을 찾아 산으로 바다로 간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 일회용품, 술병 등을 분리수거 없이 버리고, 심지어 구석진 곳에 쓰레기를 몰래 숨겨놓고 가기도 한다. 이렇게 버려진 비양심적인 행동이 악취로 불쾌감을 주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우회전 차로 양보는 운전자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우회전 차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거의 매일 동일 장소에서 교통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기본 양심의 문제다.
운전자와 보행자 스스로가 교통질서를 지킬 때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문화가 정착된다.
이제는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우회전 차로에 불법 주차를 하는 것을 보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기초질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의 약속이다. 약속은 우리가 밝고 건강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예의다. 약속은 상대방에게는 예의가 되지만 자신에게는 고귀한 의무가 된다.
기본을 지키며 나부터 작은 것부터 기초질서를 지켜야 한다.
우리 모두가 양심냉장고의 주인공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