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바람과 함께 꽃이 피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봄이 왔음을 느낀다. 하지만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나와 소중한 가족들이 필요한 순간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싹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대처를 위해 시민과 소방이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비응급 신고 자제하기`이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에 따르면 단순 치통·감기 환자, 만성질환자의 검진 또는 입원 목적의 이송 요청, 외상이 없거나 강한 자극에는 의식이 회복되는 주취자 등 비응급환자인 경우 구급출동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신고 내용만으로는 응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119구급대가 현장으로 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방청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2년도 총 356만4720건의 구급 신고 중 5.7%에 해당하는 20만2279건이 이송이 불필요한 출동이었다.  "치통이 심하다", "술에 취해서 집까지 못 가겠다", "목감기가 걸려 기침이 난다" 등 비응급 신고 건수가 여전히 많은 실정이다.  신고자 입장에서는 고통의 정도가 심하고 불편할 수 있으나 한정된 구급대의 소방력으로 누군가의 비응급 신고로 인해 긴급하게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소방과 시민이 함께 조성하는 `안전문화 분위기` 확산이다.  최근 소방청에서는 올해부터 `스스로를 지키고(By Myself), 이웃을 돕고(By Each other), 정부 역할을 다하는(By Government)` 새로운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을 발표했다.   재난 상황에 대응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려면 먼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신의 안전이 확보돼야 다음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은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 주기별 특성에 따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과 자기 주도학습 및 반복 체험 시행 등을 통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스스로의 안전이 확보되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역량도 키워야 한다. 소방에서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 전문 인력 양성,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확대해 시민 모두가 서로를 돕는 소방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민 밀착형 소방안전교육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민·관 협업을 통해 공동가치를 실현하는 정부의 역할까지 더해지면 새로운 소방안전교육의 패러다임이 완성된다.  이러한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이 확산되면 복잡화되고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재난환경 속에서도 보다 안전한 생활을 실현함과 동시에 건강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적진성산(積塵成山)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작거나 적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되거나 많아진다는 뜻이다. 소방과 시민들의 작은 노력들이 계속해서 모이다 보면 한층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