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대파에 이어 양배추 소매가격이 5409원으로 껑충 뛰는 등 최근 폭등했다. 정부는 황급히 납품단가,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소매가 낮추기에 나섰지만 쉽게 안정세로 돌아설지 의문이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양배추 1포기 소매가는 5409원으로 전주(3월 25일, 3935원)보다 37.4%, 전월(3820원)보다 41.6% 올랐다.
양배추 가격은 최근 전국에 호우가 쏟아지며 폭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4159원이던 양배추 1포기는 하루 만에 13.3%, 이틀 만에 27.4% 상승했다.
양배추 도매가는 8㎏에 1만4920원으로 전월(8224원)보다 81.4%, 전년(7443원)대비 100.5% 올랐다.
주산지로 꼽히는 제주 서부지역에서 지속된 호우로 품질이 좋지 않은 양배추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최근 호우로 육지로 반입이 어려웠던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배추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대체품인 양배추의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이날부터 양배추 납품단가 지원액을 포기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확대한다.
지난달 28일부터 납품단가 대상이었던 양배추는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지원액이 확대됐다. 또 오는 4~10일 최대 30% 할인을 지원한다.
이번 지원 확대로 정부 납품단가 지원 품목은 사과, 배추, 시금치, 대파 등 20개로 늘었다. 할인지원 품목은 사과, 배, 대파, 양배추 등 11개로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채소값이 오르는 원인으로 기상 이변, 재배 면적 감소, 국제 유가 등 비용 상승을 꼽았다.
기상 이변으로 작황이 부진한 가운데 인건비며 유가는 오르기만 한다.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재배 면적 감소는 이미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전 세계가 기상 이변으로 인한 `푸드플레이션`(음식+인플레이션)으로 떨고 있긴 하다. 코코아, 올리브유, 감자, 오렌지 등이 자고 나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OECD 식품 물가상승률은 10.5%였다.
한국은 농업 생산 기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기상 이변까지 덮쳐 밥상 물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민심이 술렁이자 정부는 부랴부랴 세금을 투입해 할인 품목을 늘리고, 납품 단가를 지원하는 등 물가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일회성 대책은 시장 가격만 왜곡시킬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속적인 농업 인구와 재배 면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생산기반 구축엔 별 관심도 없던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은 대형마트를 찾아다니는 `보여주기 행정`에 여념이 없다.
평소에 장을 볼까 싶은 정치인들이 `대파값 875원 논쟁`을 벌이더니 물가 안정에 역행하는 돈풀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쯤이면 누가 물가를 올리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