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치솟은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물가안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사과, 배 등 과일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과 오징어, 참조기 등 수산물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기준 사과 도매가는 10㎏당 9만1500원, 배 15㎏은 10만2800원으로 지난해(4만964원, 4만3924원)보다 123.4%, 134.0% 각각 올랐다. 지난해 기상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영향이다.  정부는 할인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가 안정책을 펴왔지만 공급물량 감소가 가속화되며 사과 10개당 소매 가격은 3만105원으로 지난해(2만 3068원) 대비 30.5% 올랐다.  지난달(2만7726원) 보다 8.6% 오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배 10개당 소매 가격 역시 오름세다. 배는 10개에 4만3090원으로 지난해(2만8538원)보다 51.0%, 지난달(3만 5018원)보다 23.1% 각각 상승했다. 사과와 배의 가격 상승세는 대체할 수 있는 과일, 채소류로 번지고 있다.  단감은 10개에 2만1076원으로 지난해보다 89.6% 상승했다. 샤인머스켓은 2㎏당 3만1766원으로 지난달 대비 13.7% 오르기도 했다.  채소이지만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딸기는 100g당 1636원, 멜론은 1개에 2만2610원, 토마토는 1㎏에 8650원으로 지난해보다 5.4%, 41.9%, 21.6%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물 역시 오징어와 참조기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관측된다.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해 어획량이 급감한 탓에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오징어(연근해 냉장) 소매가는 마리당 9095원으로 지난해보다 41.0%, 지난달대비 11.2% 오름세를 기록했다. 도매가는 1㎏에 1만7200원으로 지난해보다 21.1%, 평년보다 41.2% 각각 상승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참조기 수입산은 마리당 5410원으로 지난해(4500원)보다 20.2% 치솟았다. 갈치는 마리당 1만1580원, 고등어는 8290원으로 지난해(8980원, 2990원) 28.9%, 177.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농수산물 가격이 2배 이상 치솟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뒤흔들기도 했다.  지난달 과실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40.6% 올랐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3.1%)에 비해 37.5%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지난 1991년 8월 이후 32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수산물 비축분 방출, 농산물 납품단가·할인지원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이날 농식품부는 사과, 배 등 13개 과일·채소의 유통업체 납품단가 지원에 289억원, 3~4월 소비자 할인 지원에 23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당초 납품단가 지원에는 203억원을 편성했으나 과일류 등 오름세가 지속되자 85억원을 증액했다.  같은날 해수부도 지난달 22일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실시한 `정부비축 오징어·참조기 반값 특별전`을 오는 4월14일까지 연장하고 고등어, 참조기, 오징어 등 대중성 어종 6종의 정부 비축물량 최대 600t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마트·온라인몰 최대 50%(정부 20%) 할인행사도 매월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수산물 체감물가를 완화하기 위해 오는 22일까지 `3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한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과일류는 오는 7월 말 햇과일이 생산되기 이전까지 강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바나나, 망고, 딸기 등 대체과일·채소류 등의 공급을 늘려 물가안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체 과일 소비량의 30%가량을 사과가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수요 분산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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