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안강읍 주민들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경주시에 청원을 내는 등 어렵게 일궈 낸 농어촌도로개설이 일부 주민들의 도로노선 변경 요청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돼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안강읍민 530여명은 지난 2021년 안강읍 검단리에 소재한 검단산업단지의 주도로로 사용될 수 있는 안강읍 근계리~대동리 간 연결도로가 개설되면 산단 내 근로자들이 안강으로 유입돼 침체된 안강읍의 주거환경과 시장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로개설에 대한 청원을 경주시에 제출했다.    이에 경주시는 당해 4월 개최된 농어촌도로기본계획 승인을 거쳐 농어촌도로 기본계획변경을 고시하는 등 발 빠르게 행정절차를 추진했다.    이후 5월 기본설계용역을 발주, 8월과 9월에는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10월 기본설계를 완료하는 등 검단산업단지 준공에 앞서 도로개설을 완공하고자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올 6월에 열린 도로예정부지 소유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견 청취 기간인 15일 동안 별다른 의견이 없었던 근계2리 주민들이 지난 10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시에 도로노선 변경을 요청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하세월이 걸리게 됐다.    경주시는 근계2리 주민들의 이 같은 요청에 오는 2026년에 있을 농어촌정비계획 시 노선변경을 검토 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올해 확보된 도로개설 관련 예산 2억원은 사용하지도 못한 채 올해 추가 경정 예산심의에서 타 용도로 변경, 승인됐다.    근계~대동리 간 연결도로 개설이 장기간 보류되면서 검단산업단지 유입 인구로 인한 안강 발전을 기대하던 안강읍민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절망감에 허탈해하고 있다.    청원인들은 검단산업단지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생활권을 안강으로 유입시켜 코로나19 등으로 악화된 지역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며 노력했는데 사업이 3년 뒤로 미뤄지면 당장 내년에 준공되는 검단산업단지 근로자들의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달 현재 검단산업단지에는 6개 업체가 입주 신청을 해 현재 1개 업체는 가동 중이며 5개 업체는 공장건물을 짓고 있거나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시작한 검단산업단지와 안강읍 소재지를 잇는 도로사업은 최소 비용으로 계획해 3년에 걸쳐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사업 시작단계에서 목적에 맞지도 않는 민원에 의해 사업이 중단되자 안강 발전을 염원하던 많은 안강읍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원에 참여한 A씨는 "의견청취공람 기간을 거치는 동안 아무 관심도 없던 도로 경유지 주변 주민들이 이제 와서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것에는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청원에 참여한 B씨는 "3년 동안 어렵게 진행해 확정된 도로개설사업을 도로경유지 주변 사람들이 도로노선변경을 요청했다고 본사업을 취소하고 오는 2026년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당장 내년에 검단산업단지가 준공되는데 3년 뒤 도로가 개설된다 해도 얻을 게 없다.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삶은 터전을 안강으로 유도하고자 사업을 청원했는데 관련 공무원들은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업무대처 능력을 비난했다.    그는 "계획된 사업은 그대로 진행하고 오는 2026년 재정비 때 간설 도로를 개설해 주면 된다. 본 도로개설 청원사업은 안강읍 소재 주민들이 청원한 사업으로 근계주민들이 청원한 사업이 아님을 담당 공무원은 청원서 내용을 꼭 확인하고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선변경을 요청한 근계리 마을이장 C씨는 "경주시가 제시한 도로개설 관련 3개 안을 가지고 주민들과 협의했지만 잘되지 않아 3개 안을 두고 투표했고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1㎞ 더 위쪽의 길과 연결되는 2안에 표를 더 많이 내 이를 경주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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