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의 `임시신생아번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병원 밖 출산 사례는 연간 100~200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는 임시신생아번호를 복지부에서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앞으로 명확하게 법적으로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가 223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 출산한 신생아는 출생 신고 전이라도 예방접종을 위해 7자리 임시신생아번호가 부여되는데 이를 근거로 감사원이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동들을 추린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30조 관계기관 협조 조항 등을 근거로 질병관리청에 자료를 요청해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236명 중 23명이 조사 대상에 올랐으며 이 중 최소 3명이 숨지고 1명이 유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2236명의 아동을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아동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경우 출생사실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되는 `출생통보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해 가족관계등록법 정부개정안이 지난해 3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이 차관은 출생통보제에 대해 의료계와의 협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출생정보 통보방법에 대해 논의가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료기관과 협의가 끝나는대로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 바로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겠다"며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또 병원 밖 출산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건수로는 연간 약 100~200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21년도 통계청 조사 결과 99.8%가 의료기관 내 출생"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밖에서 출산하는 경우 임시신생아번호조차 부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차관은 병원 밖 출생아에 대한 관리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보호출산제도가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보호출산제도를 이용해 의료기관에서 출생을 하더라도 여러 기록은 남는다는 게 이 차관의 설명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위기아동 발굴을 위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임시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도 포함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학교에 장기간 결석 중이던 인천 초등학생이 부모에게 학대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뒤늦게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전수조사를 매년 2회씩 정기적으로 실시한다고 하니 촘촘한 공적 보호 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란다.  성인과 달리 예방접종·보육·취학 여부를 관리하는 영유아·아동·청소년은 비교적 쉽게 위기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고, 입학을 하지 않고 무단결석을 하는 아동은 그 자체로 도움을 호소하는 신호이다.  이들을 모두 만나서 확인하고 돌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각오로 정부는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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