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 평균 80만명대였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달엔 30만명대로 둔화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년 4개월 만에 최대치로 감소한 가운데 청년·40대 일자리 감소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용 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2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2.7%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0%로 지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80만4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5만9000명 줄었고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p 감소한 2.8%였다. 1999년 6월 실업률 기준 변경 이후 4월 기준 최저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양호한 고용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양적인 면에서 흐름이 양호할 뿐 질적인 면에서 현 고용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공공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늘고 청년·40대 고용은 좋지 않은 흐름을 들 수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4만2000명 늘었는데 전체 증가 폭(35만4000명)보다 많다.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되레 8만8000명 줄어든다.    실제로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3만7000명 줄었고 40대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고 40대는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사실상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고용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경제활동의 핵심인 40대 일자리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9만7000명 줄어 넉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지난 2020년 12월(11만명)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으로 수출 부진 탓이 크다. 좋은 일자리가 없다 보니 취업을 못하거나 유예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제조업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수출액(564억달러)은 지난해 3월보다 12.6%(81억6000만달러) 줄었다. 7개월 연속 뒷걸음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화학, 석유, 철강 등 제조업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직접 만들 수는 없다.    무엇보다 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차세대 산업 쪽에서 일자리를 자꾸 만들어야 한다. 규제를 풀고 세제 지원을 통해 기업의 운신폭을 넓혀주고 까다로운 제한을 없애고 지원을 통해 젊은이들의 창업을 북돋워야 한다.    MZ세대의 창업 의지는 어느 세대보다 뜨겁다.    저출산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복지비용은 증가하는 고령화 시대에 젊은 층이든 나이든 층이든 부가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일자리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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