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둘러봐도 인적도, 짐승의 자취도 찾을 수 없는 끝없는 사막.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참기 힘든 목마름으로 내장은 불타는 듯 하고 소용돌이치는 사막의 바람에 가야할 길을 찾으려 해도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1천300년 전 통일신라 출신의 청년 스님 혜초. 그는 끝없는 사막길의 한 가운데 서서 이렇게 되뇌었다. 그 이후 혜초의 후예들은 거대한 대륙의 초원과 사막을 횡단하며 동서간 문명의 통로인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청년 혜초의 황금빛 발자국을 따라가는 `실크로드경주2915`가 8월21일부터 10월18일까지 59일간 펼쳐진다. 그동안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도약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올해는 `실크로드`에 주목한다.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국문화의 모태인 천년역사 신라를 재조명함으로써 경북을 신실크로드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왜, 지금 경주에서 `실크로드`를 말하나? 실크로드는 고대에 동서 간에 `비단`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물품을 사고팔면서 문화 교류까지 이루어졌던 통로였다. 이번 `실크로드경주2915`의 핵심 메시지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 신라까지 확대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 측은 실크로드의 동단을 중국이라 주장하며 실크로드를 한반도까지 연장하는 것에 대한 반발의 기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주 천마총, 금령총, 황남대총 등에서 출토된 지중해식 유리그릇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궁전 벽화의 새날개 모양 조우관(鳥羽冠)을 쓴 사절, 중국 시안에 있는 당나라 시대 무덤의 내부 벽화에 등장하는 신라사절 등의 유물을 미뤄 보면 한반도가 당당히 동서간 문화와 문물교류의 한 축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고대 실크로드가 낙타와 말, 배 등을 이용한 고전적 실크로드였다면, 이제는 철도와 컨테이너를 통한 산업사회의 교역을 뛰어넘어 IT를 통한 정보와 문화교류를 통해 새로운 실크로드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겠다는 것이 이번 대축전의 비전이다.2015경주실크로드대축전어떤 행사를 접할 수 있나? `실크로드경주2915`은 `살아 숨쉬는 실크로드, 숨겨진 보물 신라`(가제)를 주제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및 경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중국, 우즈베키스탄, 이란, 터키 등 실크로드 국가 30여 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8월2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18일까지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행사, 특별행사 등이 59일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엑스포 조직위는 행사 기간 동안 전시, 공연, 영상, 체험, 특별행사 등 신라와 경주, 경북 그리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전파할 25여개의 특화된 문화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첫 번째 메인 테마인 `황금시대를 열다`는 찬란했던 황금문화를 바탕으로 신라예술과 문화를 조명한다. 두 번째 메인 테마인 `문명의 만남`은 참가국들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그 외에도 열린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유라시아 축제의 장인 `축제를 열다`도 준비된다. 실크로드 5개국(터키,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 한국)의 기악예술인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오케스트라인 `실크로드 소리길`,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를 주축으로 다양한 실크로드 국가들의 전통악기 공연단의 연주를 볼 수 있는 `실크로드 퍼레이드`, 넌버벌,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한국공연 예술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공연 축제인 `코리아 in 모션 페스티벌`,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현악기와 경주의 삼현삼죽을 활용한 `동서양 뮤직 페스티벌`등이 펼쳐진다. 또 `실크로드경주2915`과 연계된 각종 행사들도 마련된다. 오는 5월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제2회 실크로드 국제학생축제`는 40여 개국 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다문화 교류 프로그램이다. 또한 경주시가지 일원에서는 `시도·시군 문화의 날`과 연계해 경북도내 시군의 특색있는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더불어 한국 터키 양국간 수준높은 문학교류를 위한 한-터 문화 심포지움, 실크로드 선상에 있는 대학들의 연맹체인 SUN(Silkroad University Network) 창립총회, 국내 거주 실크로드 국가 유학생 및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혜초 스님의 오천축국을 따라가는 탐험대인 `혜초탐험대`도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신라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와 세계 문화의 융화를 꾀하는 문화박람회다. 지난 1998년 이후 2014년까지 여덟 차례 열렸고, 그동안 298개국에서 5만6천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했으며 누적관람객이 1,500만 명을 넘는다. 경주엑스포는 2006년에는 캄보디아와 공동으로 앙코르와트 일원에서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했으며, 2013년에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해 전세계적인 문화축제로 성장했다.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