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정귀문 추모예술제`가 지난 16일 경주 공도교 강변공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행사가 개최된 공도교는 최근 다채로운 야간경관 연출로 추모예술제를 더욱 빛나게 했다.
가을의 초입에서 개최된 추모예술제에는 운동을 나왔다가 자리를 같이한 주민들과 정귀문 선생과 오랜 시간 동네 이웃으로 정을 나눈 기억을 가진 선후배들이 함께했다.
정귀문 선생의 효심 깊고 정이 많았던 모습을 떠올리며정귀문 작사가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자리가 됐다.
행사장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화보와 경상투데이 현병희 이사의 추모글을 소개하며 `제1회 정귀문 추모예술제`를 갈무리해본다.
김희동 기자press88@hanmail.net
<정귀문 선생님 추모글>
어느 해 여름, 지인의 소개로 천북면의 한 고깃 집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저는 `작사가`라는 직업군의 사람을 직접 만난 건 선생님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대단한 분이 우리 경주에 계신다는 건 경주의 복이고 큰 재산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때 당시를 추억해 보면 선생님께서 맛나게 고기를 드시던 모습 그리고 경상투데이 이승협 대표님께서 선생님 생존해 계실 때 선생님 존함을 걸고 가요제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셨을 때 빙그레 웃으시면서 쑥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벌써 선생님께서 저희들 곁을 떠나신지 2년이 지났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술 한 병 사 들고 현곡 선생님댁에 노크를 하면 그때처럼 허스키한 선생님의 목소리로 어서 오세요 하고 반갑게 맞이해주실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는 생전에 `우리 가요는 흘러간 노래가 아닌, 수십 년 세월을 대중의 가슴에 녹아 상처를 어루만지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흘러온 노래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 말씀처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과 불가피한 단절이 강요될 때 우리 대한민국은 트로트 열풍으로 위기를 견뎌내고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향토 예술인 작사가 정귀문 선생님은 1000년 고도의 경주에서 바다가 육지라면, 먼 훗날, 마지막 잎새 등의 1000곡이 넘는 서정적인 노랫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신 우리 지역의 큰 자랑입니다.
지난 1942년 경주에서 태어나 고향을 지키면서 1967년부터 50년간 경주를 소재로 한 노랫말로 고향을 알리고 효를 실천하며 선비의 성품으로 주변을 감동시켰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맏이로 태어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셨고 어머니의 상여를 매었을 때 전통 상여곡이 아닌 아들의 히트곡 `바다가 육지라면`을 들려드렸다고 합니다. 먼 길 떠나시는 어머니도 흐뭇한 마음으로 떠나셨겠지요.
존경받는 것보다 그저 사랑받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생전의 말씀처럼 이미 그리되셨습니다.
그분의 노래들을 가까이하며 위로받으며 살아온 나날, 이미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음이지요. 선생님을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선생님의 쓰신 `꽃씨`의 노랫말처럼 각자의 꿈을 그리며 소망을 안고 향기롭게 피울 꽃씨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길 고대해 봅니다.
정귀문 선생님이 남기신 노랫말이, 그 속에 담긴 위로가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2022년 9월 16일 현병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