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3분기보다 0.05명 올라 0.76명을 기록, 2015년 4분기 이후 36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출산율은 2015년 1.24명 이후 해마다 떨어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한 0명대다. 외신에서 한국의 국가 소멸까지 우려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미세하게나마 출산율이 바닥을 친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혼인도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 590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혼인 건수는 1만 5368건으로 18.8%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1288명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523명(8.0%) 증가했다. 증가율은 3분기 기준으로 지난 2007년(15.6%) 이후 가장 컸다. 출생아가 2개 분기 연속 증가한 것은 2015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0.05명 늘어났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5년 4분기(0.02명 증가) 이후 내리막을 타다가 36개 분기 만에 반등했다. 반등 폭도 2015년 2분기(0.06명 증가) 이후 38개 분기 만에 가장 컸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인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아이의 수를 뜻한다.
포스트 팬데믹을 맞아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2023년 초까지 혼인이 늘어난 것이 출생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전년 동기 대비 서울, 부산 등 15개 시·도가 증가했고 강원·제주는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1분기까지 혼인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며 "30대 초반 인구가 증가했고 30대 초반 출산율도 늘어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3분기 혼인 건수는 5만170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3건(24%) 증가했다. 지난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증가율과 증가폭 모두 가장 컸다.
통계청은 포스트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혼인건수가 지난해 1분기 이후 급감한 기저효과에 더불어 중앙·지방정부의 혼인 지원·장려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사망자 수도 8만98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9명(3.3%) 늘었다. 고령화 영향으로 85세 이상 사망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자연증가는 2만8558명 감소를 기록했다.
향후 출생아 반등 추세가 이어진다면 당초 예상과 다르게 합계출산율이 지난해(0.72명)보다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은 장래 인구 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예상한 바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는 예산 등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파격적인 대책을 꾸준히 펼쳐 지금의 추세적 반등을 살려가야 한다. 가장 효과가 큰 게 수요자 중심 대책이라면 젊은층이 출산·결혼을 결정하는 데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지를 수시로 파악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결혼과 출산이 가치 있다는 인식이 사회에 뿌리내릴 것이다.
오는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의 정부 목표는 이런 바탕 위에서만 달성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