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스트레스를 술, 담배, 과식으로 풀고 맵고 달고 짠 음식도 좋아한다. 따라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다.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위암 고위험군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조기 발견이 늘었고 완치율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위암은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에 이어 암 발생 순위 4위다. 의료계에 따르면 해마다 약 3만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인구 10만명당 발병률이 미국의 10배 수준이다.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과 이로 인한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기인한다. 동아시아인의 헬리코박터균은 특별한 독성을 가진 유전자가 있어 이 헬리코박터 균주에 노출돼 그렇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2~10배 높다. 보통 10대에 감염돼 위암까지 30~40년 정도 걸리는데 간혹 젊은 사람 중 빠른 시간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발병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 특히 40대 이상에서 내시경 검사를 할 때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함께하면 좋다.  만성위염을 앓고 있어도 검사가 권고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  김병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면서 "특히 제균 치료는 한 번 할 때 성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개별 환자에게 맞는 맞춤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위암은 초기 증상이 대부분 없으며 증상이 있더라도 속 쓰림,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나타나 일반 위장질환과 구분하기 어렵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급감하거나 흑색변을 보는 경우,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준현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암 예방 및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이라며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위내시경 검사가 활성화돼 있고 검사 비율 증가 및 기기 발전으로 위암의 조기 발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암 치료는 병의 시기에 따라 다르다. 수술이 일반적인데 위암이 위점막이나 점막하층에 잔존해 있는 1기는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수술에 비해 회복 기간이 짧아 시술 4~5일이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 위를 보존하는 치료법이라 회복 후 식사에 큰 불편감이 없다.  근육층이나 장막하층, 장막층에 암세포가 침습해 있거나 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퍼져 있더라도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가 되지 않은 2기와 3기에는 복강경 수술을 한다. 다만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반면 3기나 4기 등 전이가 많이 진행된 경우 수술의 효능이 떨어진다.  김병욱 교수는 "위암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진행된 경우 항암치료 반응률이 60% 미만"이라며 "암의 크기가 줄고 약간 호전된다는 의미로 이 정도 병기면 시간이 지나 위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국, 찌개를 공유하는 식습관과 술잔 돌리는 문화를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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