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6 지진 여파가 한반도 지하수까지 흔들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지하수환경연구센터는 지난 1일 일본에서 발생한 7.6 지진 이후 국내 지하수 관측정 세 곳(문경, 강릉, 양구)에서 지하수 수위 변화를 관측해 지진해일이 우리나라 국내 지하수 수위 변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진앙에서 약 800㎞ 떨어진 문경 지하수 관측정에는 지진파의 영향으로 지하수 수위 변화가 최대 변동 폭 107.1㎝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변동시간은 3시간이었고 1초 간격 모니터링을 통해 상승과 하강의 반복현상을 탐지했다.
양구 지하수 관측정에서는 동일한 지진파의 영향으로 지하수 수위가 순간적으로 하강하는 변화를 보였다. 급격한 지하수 수위의 하강은 지하수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강릉 지하수 관측정에서는 지진해일로 인한 지하수 수위 변동을 국내 처음으로 관측했다.
지진해일은 묵호항에 지난 1일 오후 6시 5분께 도달했는데 약 10㎝의 지하수 수위의 변화가 오후 6시 10분부터 다음날 오전 4시 10분까지 10시간가량 지속됐다.
관측 결과로 볼 때 지진해일은 해안대수층에 해수를 유입(해수침투)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지반의 안정성 측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강릉 지하수 관측정은 공동이 많이 분포됐기에 해수의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지하수 변동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지진해일은 해양의 조석 현상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를 수 있기에 해양 조석을 고려한 지진해일의 지하수 수위 변화의 지속적인 관측과 예측 점검(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수형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주변 나라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지하수 수량과 수질 변화 등 국내 지하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지진으로 발생한 지진해일은 해안대수층과 해안지반 등의 연안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연구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평구 지질자원연 원장은 "일본 지진의 영향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반도의 동해안은 지진해일의 위험이 상존한다"며 "오는 5월 취항하는 최첨단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를 활용해 해저단층조사와 정밀한 해저지형도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 북동쪽 해역에서 9일 오후 5시 59분께 규모 6.0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진원 깊이는 10㎞이며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AFP통신 및 NHK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니가타현 나가오카(長岡)시에서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 5약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포를 느껴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지는 정도의 흔들림을 뜻한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이처럼 일본지진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도 지진에 대한 정보와 대피요령 등을 국민에게 알리고 주변국에서 일어나는 지진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