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지난해 `2023 다티스트(DArtist)`에 선정된 김영진 작가의 개인전 `출구가 어디예요?`를 오는 9월 10일까지 개최한다.    올해 다티스트 작가로 선정된 작가 김영진(金永鎭, Kim Youngjin, 1946~)은 한국 1세대 설치미술가이다.    설치미술이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1960년대 초부터 설치미술,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와 공간의 관계를 과감하게 실험한 작가에게 `실험`은 창작의 동력이자 세계의 상황에 대응해 문제의식들을 미술 행위로 이어주는 중요한 태도였다. 1960년대 김영진은 서울에서 공간 `빌라다르`를 열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에 걸친 문화운동을 펼쳤으며 1970년대 `서 있는 바람기둥`, `수혈` 등 실험적인 설치작업을 `앙데팡당` 전시에 선보이며 미술계 신화로 회자됐다.  1970년대 초반 아직 정의되지 않은 설치미술 영역으로 확장을 실험하고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자신의 확장을 시도하는 국내 대표적인 초기 실험미술가 김영진은 오는 9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한국 실험미술 1960~1970`展에 초대됐고 2023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에도 작품을 선보이는 등 젊은 날에 가졌던 실험적 태도를 유지하며 세계적인 실험미술 작가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도전을 50여년간 해온 김영진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구미술관의 이번 개인전시는 1974년 `앙데팡당전`, `대구현대미술제`에서 처음 공개한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설치작업과 1978년 `비디오&필름`전의 출품작 중 1편인 신체 드로잉 비디오를 소개한다. 또한 신체의 오목한 부위를 석고로 떠내는 행위의 흔적을 설치한 작업, 사진과 불상(佛像) 오브제, LED 빛을 소재로 한 설치작업 등 작품 60여점을 보여준다.  2층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곳은 자연채광이 아름다운 선큰가든이다. 이곳에서는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작가의 주변 인물을 음각으로 뜬 `2002(마스크-음각)`을 만날 수 있다. 가로 30미터의 U자 공간에 펼쳐진 얼굴 마스크 1170점은 관람객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도록 착시 설계해 감상자와 감각적 혹은 시각적인 교감을 유도한다.  이어지는 3전시실에서는 피에타상이 시선을 이끈다. 창밖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받치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통해 인류 사랑에 대한 실천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작가는 관객들이 만질 수 있는 쓰러진 남성의 발 부분에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 감상자와의 교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한 불상 작업과 불상에 빛을 더한 작업은 `관념`에 관해 또 다른 출구를 찾는 작가의 질문으로 보이는데 최근 LED 설치작업도 시각적인 빛 덩어리를 구축해 현실을 초월하려는 `출구`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전시 기획 정종구 수집연구팀장은 "작가는 내용, 형식의 한계와 기존 틀(frame)에 따른 제한을 거부하고 본능적으로 새로운 출구를 찾으며 시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설치미술을 보여준다"라며 "김영진의 오랜 작업 세계를 관람하길 추천한다"고 했다. 장종찬 기자gst3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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