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강행했지만 엔진 고장으로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6시 29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쏜 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해군은 `통영함`(ATS-31)을 해당 수역에 투입해 오전 8시 5분께 북한이 쏜 발사체의 일부를 식별 및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군이 수심 약 70m 지점에서 건져 올린 이 물체는 속이 비어 있는 원통형으로 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물체가 "북한 발사체의 1·2단 추진체를 연결했던 인터스테이지(Interstage)로 추정된다(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고 전하고 있다. 또 군이 인양한 해당 물체의 외벽엔 붉은색으로 `점검문-13 (기구 조립)` 등의 글씨도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점검문`은 말 그대로 내부 장비 점검·확인을 위해 사람이나 장비가 출입할 때 사용하는 문인 것 같다"며 "`기구 조립`은 기구로 조립해 고정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이날 북한 발사체의 일부를 신속히 인양할 수 있었던 데 대해 "북한이 `우주 발사체` 추정 미사일 발사를 미리 공지함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영함이 인근 해역에 선제적으로 출동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군은 이날 오후에도 북한 발사체 낙하 수역에서 `통영함`을 중심으로 다수의 함정이 수색·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엔 다른 수상함 구조함 `광양함(ATS-32)`도 해당 수역을 향해 출항한 만큼 당분간 관련 작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이 위성 탑재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1998년 8월(광명성 1호)을 시작으로 이번이 6번째이며 2016년 2월 7일 이후 7년여만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7월 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발사를 서둘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쏜 발사체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다면 위성 본체 등도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는 실패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엄연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군사용 위성발사체는 비행 원리가 ICBM과 사실상 같다. 유엔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도발을 결코 가볍게 넘어가선 안 되며 유엔 결의 위반의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
안보 체제에는 결코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
최근 한국·미국·일본 정상이 히로시마 회담에서 확고한 공조 체제 구축을 다짐했듯이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을 일상적인 행태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되고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