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한여름에 비견될 만큼 오르고 있으나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질환 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20주 차(5월 14일~20일)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 인플루엔자 의사(의심) 환자 분률은 외래 1000명당 25.7명으로 직전 주(19주 차·23.4명)보다 2.3명 증가했다.  분률은 8주 차 11.6명으로 저점을 찍고 학령층의 개학 등을 계기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주 차 분률은 이번 유행 기준(4.9명)의 5.24배에 달한다.  독감 유행이 계속되는 데는 큰 일교차와 봄철 활동량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된 것도 유행을 장기화한 원인으로 꼽힌다.  독감 환자는 통상 봄이 되면 줄어들지만 올해는 유행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20주 차 분률은 4주 전인 16주 차 19.9명보다 29.1% 상승한 수치다.  20주 차 분률을 연령대별로 보면 13~18세 학령층 분률이 52.6명으로 가장 높다.  7~12세 어린 학령층 분률 역시 49.1명으로 높은 편이다.  학령층의 분률은 유행 기준의 10배를 넘어선다.  아울러 1~6세(29.5명), 19~49세(28.1명)가 전체 분률보다 높고 0세(17.4명)도 높은 편이다. 50~64세(10.5명), 65세 이상(6.5명)만 상대적으로 분률이 낮으나 이들 역시 유행 기준보다 높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엄격했던 개인위생 수칙이 완화된 데다 최근 큰 일교차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 추세라면 지난 2019년 코로나 대유행 이전처럼 악화될 수 있다.  바이러스는 건조할수록 활발해진다.  최근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원인 바이러스는 대부분 리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이다.  가장 많이 검출되는 리노바이러스는 어린아이들과 성인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제일 흔한 바이러스로 목, 기관지 등 호흡기에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영유아들 사이에 4~5월과 9월 등 환절기에 유행한다.  다른 바이러스보다 감염 증상이 낮고 보통 1주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기관지가 약하거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으면 폐렴까지 나타날 수 있어 초기 검진이 필요하다.  주로 5세 미만의 유아들이 자주 걸리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기침 소리가 놋쇠 혹은 개 짖는 소리처럼 난다는 특징이 있다.  역시 심한 경우 폐렴이나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지나면서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방역에 대한 경각심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마스크를 얼굴에서 떼지 못했지만 그 결과 감기와 독감 등 다른 감염병 예방 효과도 톡톡히 봤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여전히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이가 많은 이유다. 감기는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지만 기침이 계속되는 등 증세가 심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마스크 착용 및 귀가 후 손을 잘 씻고 양치질 등 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예방 접종을 받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지금부터는 온전히 자율 방역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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