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알지만 당장 여름철 에어컨 틀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물론 물가 전반이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태가 심각하다며 16일부터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8.0원,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경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전기·가스비가 오르면 라면 등 분식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손님들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더 큰 문제는 요금이 하반기에 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올해 kWh당 51.6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2분기까지 오른 요금은 21.1원에 불과하다. 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3000원가량 더 오른다.
가스요금도 월 4400원가량 부담이 더 늘어난다. 2분기(4~6) 요금 인상 결정이 미뤄지면서 결정된 이번 요금은 소급적용 없이 이번달 16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한국전력공사(015760)와 한국가스공사(036460)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고물가 속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우려,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8.0원,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한다. 이번 요금 조정은 지난 1월 요금조정 시 반영하지 못한 지난해 연료비 증가분 중 일부를 반영한 것으로 소비자 수용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요금 인상에서는 전력량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8.0원 인상했다.
따라서 16일부터는 kWh당 154원이 전력량요금이 적용되는데, 현재 요금수준 대비 인상률은 5.3%다.
나머지 기본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은 이전과 동일하다.
전기요금은 지난해에만 총 세 차례(3·6·9월)에 걸쳐 kWh당 19.3원이 올랐는데 올 들어 지난 1분기(kWh당 13.1원 인상)와 이번 인상분을 포함하면 이미 지난해 연간 인상 수준은 넘어섰다.
소비자가 내는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1600원(7·8월 제외)에 사용량에 따른 전력량 요금과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을 더해 결정된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적인 4인 가구(월 사용량 332kwh)의 월 전기요금 부담액이 약 3000원(부가세·전력기반기금 미포함) 더 늘어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에 청구되는 전기요금은 5만7000원대에서 6만원대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이번 전력량요금 인상분(kWh당 8.0원)을 3년에 걸쳐 2.7원씩 분할 인상한다. 기후환경요금 인상분(kWh당 1.7원)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난 1분기 난방비 폭탄 우려로 한 차례 동결됐던 민수용(주택·일반용) 가스요금도 MJ당 1.04원이 오른 20.7354원(주택용)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 문제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요금 인상보다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혜택을 누린 산업시설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것을 시작으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전은 전기를 적게 사용하면 적자가 줄어들 수 있는 이상한 구조에 놓여 있다.
한전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더 많이 보기 때문에 적자만 생각한다면 덜 팔리는 게 좋은 것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이상한 구조가 왜 생겼는지 그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