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중심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 줄하향이 예고된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이 악화하면 연간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1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0%로 0.2%포인트(P) 하향했다.
여전히 정부(1.8%) 및 한국은행(1.9%) 등 주요 대내 기관의 전망치보단 높은 수준이지만 하향 조정인 만큼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국제기구의 인식이 엿보인 대목이다.
문제는 각 기관이 이미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상황임에도 추가 하향이 줄줄이 예고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새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한은도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2.1%에서 1.9%로 수정한 바 있다.
한은은 전날(20일)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전망치 추가 하향을 시사했다.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정기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6~1.7% 수준까지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변화한 인식에 대한 기류를 내비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7일 내놓은 `2025년 1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표현한 점을 고려하면 `우려`가 기정사실임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는 통상 1년에 두 번 성장률 전망을 내놓기 때문에 다음 발표 시점인 `202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까진 아직 반년의 시간이 남았으나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망치를 더 내릴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해외 시장의 시각은 더욱 냉혹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7%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 전인 지난해 11월 평균(1.8%)과 비교해 0.1%P 낮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인 1.3%를 제시한 JP모건은 "수출이 견조하지만 소비 심리가 정치·정책 불확실성으로 급락하는 등 내수 부문이 취약하고 당분간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 회복이 앞으로도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본격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0.3%P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78)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혼돈 속의 우리정부도 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