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인 영양군이 지난해 12월 현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상 100세 이상 고령 인구가 가장 많은 전국 1위의 장수마을(郡)로 확인됐다.  전국 1위인 영양군의 자연적 여건은 전체 면적의 86%가 산림지역이며 해발 200~400m의 산간지대로 경북에서는 해발고도가 가장 높다. 한편 철도, 4차선, 고속도로가 없어 교통이 불편한 지역으로 `육지 속의 섬`으로도 불린다.  그런 영향으로 영양군은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이 살아있다.  사회적 여건을 보면 지역 내에는 돼지농장이 1곳도 없고 타지역에 비해 축사도 많지 않아 축산폐수로 인한 수질오염도 찾아볼 수 없으며 어딜 가든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접하게 된다.  절반 이상의 군민들이 노년에 필요한 충분한 활동에 걸맞은 농업에 종사하며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 내 115개 마을에 경로당 182개소를 운영, 어르신들이 편하게 경로당을 찾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대화하는 등 다양하게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받고 있어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전혀 느낄 시간조차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달 3일 자 장수마을 관련 기사에서 박상철 전남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물 좋고 공기 좋은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에 100세 장수인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지자체 차원의 노인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 장수마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농촌지역은 도시보다 인구 자체가 적어 찾아가는 서비스 등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 영양군이 100세 이상 장수마을로 전국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그 특별하고 행복한 삶에 대해 분야별로 살펴보겠다.  먼저 보건 분야의 경우 대표적으로 찾아가는 `오지 마을 건강 사랑방 의료 서비스` 운영이다.  지역 내 20개 리 오지 마을 주민에 의료 장비를 탑재한 버스로 주 3회 순회 한방 진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민간 의료기관과 협력해 만성 및 특정 질환 전문 진료를 위해 연중 원격영상 진료 지원, 연 6회 안과 진료, 연 4회 통증클리닉, 월 2회 산부인과 진료, 월 1회 행복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100세를 맞이한 청기면 상청리 구모 할머니는 스물이 채 되기도 전에 영양으로 시집와 7남매를 낳고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서 지내고 있다.  현재 거주 중인 집은 믿기지 않을 만큼 깔끔하고 할머니 또한 여전히 단정하고 고운 모습을 유지 중이다.  할머니는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몸 성하게 아픈 데 없이 오래 사는 것이 복"이라며 "보건소에서 방문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직접 찾아와서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해주고 있어 건강에 대한 특별한 걱정은 없다"고 말한다.  두 번째 복지 분야에서는 군내 182개 경로당을 `시니어 놀이공간`으로 이용하고 냉난방비, 쌀, 부식비 등을 지원해 부담 없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농한기에는 요가, 노래, 댄스 교실 등 다양한 취미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장기 요양 등급이나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하는 노인을 대상으로는 성인용 보행기 구입비(20만원) 지원과 경로당에 입식 테이블과 의자를 보급해 편한 경로당 생활을 즐기게 했다.  또한 전국 최초로 50세 이상 전 군민 건강검진비 지원(1인당 30만원)과 만 65세 이상 수급자 및 만 70세 이상 노인에게 목욕비 및 이·미용비(1인당 9만원)도 지원한다.  이 외에도 군은 1000여명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안부 전화, 생활교육, 안전 확인 등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원 분야에서는 생활민원 바로처리반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사소한 고장으로 지역 내 업체조차 수지 타산을 이유로 출장을 꺼리는 불편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해 주고 있다.  생활민원 바로처리반은 전구나 수도꼭지 교체, 방충망 수리, 방한 뽁뽁이 설치 등 간단한 가사 도움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에는 재료비 10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2019년 첫 시행 후 해를 거듭할수록 영양군의 효자 시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효자손` 행정이 노인들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니 이런 측면에서 영양군이야말로 명실상부한 100세 이상 장수마을 전국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특별한 비결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앞으로 영양군이 `전국 1위 장수마을`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맑은 공기와 청정자연을 잘 보전하고 현재와 같은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잘 유지한다면 귀촌 및 휴양관광객이 몰려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은 물론 살고 싶은 지역으로 급부상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경태 기자tae66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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