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을 중단하고 정기 검사를 받던 월성원전4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있던 저장수 2.3t이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누설됐다. 방출된 저장수의 유효 방사선량은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하지만 원자력발전소의 잦은 고장에 시민들은 불안해 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22일 오전 4시 34분경 제20차 계획예방정비 중인 월성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의 저장수가 해양으로 미량 누설됐음을 오전 7시 40분경 확인하고 즉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보고했다.    원안위는 정확한 누설량과 누설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한수원은 당일 오전 4시34분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수위가 줄어든 것을 발견해 누설 차단 조치를 했다. 이어 한수원은 누설 추정량을 토대로 환경영향을 평가했고 유효선량이 연간 0.000000555mSv(밀리시버트)라고 원안위에 보고했다. 일반인의 선량한도는 연간 1mSv다.  원안위는 보고받은 직후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원전 인근 바닷물을 채취해 환경 영향을 정밀하게 평가할 것을 한수원에 지시했다.  원안위는 "사용후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냉각수와 이 냉각수를 식히기 위한 열교환 장치 사이에 누설 등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며 "일단 밸브 등으로 차단해 저장수의 추가 누설을 막은 다음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월성원전 내부 배수구와 원전 외부 인근 읍천항, 죽전항, 봉길해수욕장 등 4곳에서 해수를 채취한 뒤 대표적 핵종인 `세슘-137`이 검출되는지를 분석한 결과 측정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객관성을 위해 부경대에 의뢰했다. 해수에서 1시간 동안 세슘-137이 검출되는지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원안위는 "세슘-137과 관련해 포항과 울산 해역의 실시간 방사능 측정 결과에서도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의 잦은 사고에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늘 불안할 뿐이다.  이달 들어 원전에 문제가 생긴 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3일과 19일 신한울2호기의 터빈이 자동으로 정지되며 멈춰 섰는데 신한울2호기는 가동을 시작한 지 석 달도 채 안 된 새 원전이다.    한수원은 "(정지 원인이 된) 부품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안위도 "안전과 직접 관련된 문제는 아니었으며 신규 발전소의 안정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신규 원전은 안전 민감도가 높아 자동 정지되는 횟수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친원전 기조에 따라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작은 문제에도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병섭 한국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기후위기로 말미암아 국내 핵발전소들도 설계한도 이상의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원전 안전성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전 관련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점, 원자력안전위에 핵발전 산업과 유착되지 않은 전문가가 부족한 점, 원자력안전위는 원자력진흥위의 결정을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마련한 중대사고대응체계만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현재 우리는핵폐기장 건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등 핵발전소에서 유출되는 방사능 물질의 위험을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 평가에 이상 재해와 전쟁과 테러 위험성을 고려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부·울·경에 거주하는 수백만명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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