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舌禍)에 이어 4·5 재보궐선거에서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김기현호`(號)가 출범 한달 만에 심판대에 올랐다.  여당의 `지도부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동력도 이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4월 1주 차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정부견제론`은 50%,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정부지원론`은 36%를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 10명 중 5명이 `정부견제론`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직전 조사(2월 28~3월 1일)에서 여당 지지(정부지원론)가 42%, 야당 지지(정부견제론)가 4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 만에 부정 여론이 높아지면서 격차가 12%포인트(p) 벌어졌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출범한 전후로 5주 연속 하락세다.    갤럽 통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월 1주 차(2월 28일~3월 2일 조사) 39%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38%→34%→34%→33%→32% 순으로 뒷걸음질 쳤다. 결국 4월 1주 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2%로 민주당에 1%p 차이로 역전됐다. 국민의힘의 `지도부 리스크`가 노출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도 힘이 빠지는 동반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당정일체` 주문에도 당정이 뚜렷한 정책 성과를 보이지 못한 데다 당 지도부의 실언과 논란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권 내에서는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발언으로 여야 간 정책 주도권 싸움에서 "밑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1호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부와 여당에 실효적인 `대안 정책` 마련을 주문했는데 되레 야당에 공세의 빌미만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 위원장인 조 최고위원은 전날(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곡관리법의 대안 정책을 언급하면서 "남아도는 쌀 문제가 가슴 아픈 문제 아닌가.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 (민생119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논란이 커지자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해명했지만 당 안팎에선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나"(김기현 대표), "갈수록 태산"(이준석 전 대표)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5일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경박스럽다"며 공세를 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으면 여당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해서 정부의 국정철학을 야당과 국민에 설득해야 했다"며 "정부·여당이 어제(6일) 정식으로 대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국민들의 입길에 오르는 것은 `밥 한 공기` 아니겠나"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수차례 `긴밀한 당정 협의`를 주문했지만 정부와 여당 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애쓰는데 (일부 최고위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 때문에 국민들에게 (지지율이) 다 깎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여당은 비판하는 정당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당이다.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그토록 비판했던 전임 정부의 행태를 닮아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친윤 일색의 지도부를 구성했을 당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래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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