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의 유동성 공급 조치 등으로 예상보다 낙폭은 작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증시 변동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36.1p(-1.44%) 하락한 2464.00로 장을 마쳤다. 특히 전날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들이 이날 4078억원을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떠났다.  이날 개장 직전엔 4% 하락이 예상됐으나 금융당국이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낙폭은 2% 안팎을 오가며 제한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에 철회하면서 국내 증시는 전날 이미 한바탕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피 200 야간선물 지수는 이날 새벽 12시 19분 기준 313.15까지 밀렸으나 해제요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다시 322선을 회복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대다수 증권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간밤의 상황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계엄 사태가 짧은 시간 내에 정리됐으나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발의되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자체가 약화된 상황도 우려할 만한 지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AA)에 당장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입장을 밝혔으나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2기하의 미국 관세리스크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 중반대로 낮추고 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는데 지난 10월 말 1.8%에서 한달 만에 0.2%포인트(p) 내렸다.  씨티뿐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지난 10월 말 기준 2.2%에서 1.8%로,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 달 전만 해도 2%대 전망치를 내놨지만 이제 예외 없이 1% 중후반대를 점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어렵게 쌓아올린 우리 경제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 시장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위축된 기업 투자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도 시급하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이 가볍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를 확 풀어야 한다.  정치권도 책임감을 갖고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방파제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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