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경주시 현곡면 용담정길 108에 위치한 동학기념관을 찾았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에 차량이 한대도 없이 비어 있었다.
동학기념관 입구에 안내간판이 있었는데 옛 이름인 수운기념관으로 적혀 있었다.
특히 주말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정문은 디지털 게이트로 잠겨 있었다.
또 교육수련관도 주출입구에 문이 잠겨 있어 이용이 불가했다.
문이 잠긴 이유는 근무자들이 토·일요일에는 근무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수련관 1층은 수련생이 없음에도 불을 켜 놨다.
또한 2층 통로 밑 부분에 페인트가 아래로 번져 흘러 내려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경주시민 선모(50·현곡면)씨는 "다 완공된 걸로 아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라며 "여기가 천도교 관련 시설인지 알았지 경주시에서 지은 기념관, 수련관인지 몰랐다.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본지 기자를 만나 `준공 후 정상운영이 되지 않는 것`과 관련 "1년 반 동안 방치됐다"며 "시설미비점을 보완하고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운영되지 않아 건설 등에 투입된 예산 133억원과 매년 전기세·인건비 등으로 들어가는 예산 2억5000만원가량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비슷한 마음이 있다"며 "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주말이지만 취재 두시간 동안 동학수련관을 찾은 방문객은 2명밖에 없었다. 1명은 문이 잠겨 관람을 못하고 갔다. 이 같이 방문객이 없다는 것은 홍보가 덜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21년 8월 31일에 준공된 동학기념관이 준공돼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정상운영되지 않는 이유는 각종 인증(BF인증) 절차와 하자보수, 업무이관 문제 때문이다. 또한 교육수련관의 경우 내부 집기·비품이 없어 수련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수련관은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교육시설로 변경하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국비 93억원, 시비 28억원이 투입됐고 운영비가 계속 소요되고 있는 동학기념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부 구내식당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끼니를 외부배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 버스 노선은 1개뿐이고 그마저도 `용담정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동학기념관까지 1.2km(20분 정도 소요)를 걸어야 도착할 수 있다. 이 같이 교통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건설된 위치가 외곽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내와 가까운 곳에 동학기념관과 교육수련관을 지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시설에 공무원 3명을 배치해 놓는 것은 인력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으며 동학기념관 건립공사는 2018년부터 착수됐다. 이를 감안하면 "경주시가 조직 구성과 업무 분장, 시설운영에 대해 세부적으로 계획을 사전에 세워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성훈 기자jebo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