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이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지만 필수재와 생필품은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4.8%) 이후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2년 만에 하락 전환했고 외식 등 개인 서비스 상승률이 소폭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던 상황에서 모처럼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서민들의 체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 가스, 수도 등 필수재 물가가 역대 최고 폭으로 오른데다 생필품 성격을 띠는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월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동월 대비 28.4% 올라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갈아치웠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10.4%로 지난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에 대한 두품목의 기여도도 높다.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0.94%p, 가공식품은 0.91%p로 둘을 합쳐 지난달 물가 상승분(4.8%)의 약 38%를 차지했다.  외식 물가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5.45로 1년 새 7.5% 올랐다.  외식 물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8% 이상 상승률을 보이다 지난 1월(7.7%)에 이어 2개월 연속 7%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통계청은 증가 폭이 소폭 둔화했다는 설명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세다. 특히 39개 외식 품목은 하나도 빠짐없이 1년 전보다 가격이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소주가 11.2%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라면(10.7%), 피자(10.7), 맥주(10.5), 떡볶이(10.4), 해장국(10.1%), 돈가스(10.0%), 김밥(10.0%)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류 업계의 판매 가격 인상이 채 시작도 안 됐는데 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상승률이 그나마 낮은 품목은 커피(2.4%), 불고기(4.9%), 소고기(4.9%), 막걸리(5.1%), 스파게티(5.3%) 등이었다.  다만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단 입장이다. 10개월 만에 소비자물가가 4%대에 진입하는 등 주춤했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지난해 동월 대비 1.1% 올랐고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은 5.0% 올라 지난달(6.0%) 대비 둔화했다.  공업제품이 둔화한 것은 석유류(-1.1%) 하락 영향이 컸다.  지난해 동월 대비 석유류의 하락은 지난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동월 대비 28.4% 급등하면서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아 민생 부담이 큰 만큼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 물가 둔화세 가속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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