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조성한 안동호 인공모래섬에 올해도 쇠제비갈매기들이 찾아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등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쇠제비갈매기는 호주나 뉴질랜드 등 남반구에서 1만㎞를 날아와 4월~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여름 철새로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오는 회귀성 조류이다. 지난해 1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쇠제비갈매기 서식지가 있는 곳은 안동댐이 축조된 곳에서 배로 20분 거리, 호수 폭이 가장 넓은 곳에 띄운 쌍둥이 인공섬(1800㎡)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다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탐방 인프라가 구축돼 관광객 증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안동시가 생태관찰용 CCTV로 확인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안동호를 찾은 시기는 지난 4월 6일이었다. 같은 달 10일에는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抱卵) 등을 거쳐 인공모래섬에서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처음으로 알에서 깨어났다. 현재 쇠제비갈매기 부모 새와 새끼를 포함해 최대 120여마리가 관찰됐다.
총 23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모두 62마리로 확인됐으며 현재 2개의 인공 모래섬 전체가 병아리사육장처럼 새끼들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란 후 새끼가 성장하기까지 수리부엉이, 수달 등 별다른 천적이 없어 전 과정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안동시는 지난해 극성을 부렸던 수달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인공섬 둘레에 60㎝ 강판 담장을 설치했다. 쇠제비갈매기 보호단체 등 민간에서도 앞서 쇠제비갈매기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천적인 수리부엉이 습격에 대한 대피용으로 파이프(지름 15㎝, 가로 80㎝) 40개를 설치했다.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은 평소 이 파이프를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명수 기자oms7227@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