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이 약 40년 만에 한반도에 공식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 3축` 가운데 하나인 SSBN이 우리나라에 전개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억제` 의지를 가시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 수위 또한 그만큼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 발표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 외부세력으로부터 핵 공격을 받는 경우 본토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으로서 이른바 `핵우산`도 이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에서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항구적이고 철통같다"며 "미국은 향후 예정된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 회견을 통해서도 "(미 핵전력 운용에 관해) 앞으로 (한국과) 더 긴밀한 협력·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한반도에 배치하진 않겠지만 핵잠수함 입항 등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핵 3축`을 구성하는 SSBN이 한반도에 공식적으로 전개한 건 지난 1980년대 초 이후론 없었다고 한다.  SSBN은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는다는 점에서 어뢰 등 비핵무기를 주무장으로 하는 `핵추진 공격 잠수함`(SSN)과 구분된다. 미 해군은 현재 오하이오급(8750t급) SSBN 14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SSBN은 사거리 1만2000㎞의 저위력 전술핵탄두 탑재 SLBM `트라이던트-Ⅱ`를 24발씩 실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하이오급 SSBN 1척은 사실상 하나의 `핵보유국`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해군은 오하이오급 SSBN 14척 중 8척은 태평양에, 나머지 6척은 대서양에 배치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SSBN은 선제타격은 물론 본토가 핵공격을 받은 뒤에도 보복타격을 가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전략무기로서 항상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잠수함 특성상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보다도 은밀한 전개가 가능하다.  따라서 미군 SSBN이 우리나라에 전개할 경우 북한 입장에선 최근 한미연합 공중훈련 등을 위해 한반도 상공에 수시로 전개했던 전략폭격기보다 더 `위협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의 데이비드 맥스웰 미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26일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SSBN의 한반도에 전개에 대해 "김정은이 오판할 경우 북한 정권을 끝낼 수 있는 상당한 군사적 능력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군 당국은 그동안에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거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실제로 벌였을 때 잠수함이 한반도 주변에서 활동 중인 사실을 공개하곤 했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사령부는 북한이 ICBM `화성-15형` 발사 등을 감행한 올 2월엔 로스앤젤레스(LA)급 SSN `스프링필드`가 부산에 입항한 사실을 알렸다.  또 비슷한 시기 북한의 핵사용을 가정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수행한 한미 대표단은 미 조지아주 킹스베이의 잠수함 기지를 찾아 SSBN `웨스트버지니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토머스 뷰캐넌 미 해군잠수함전단장도 "미국의 핵잠수함 전력은 동맹국에 제공하는 미 확장억제의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 태평양함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태평양 괌 해군기지에 배치된 SSBN `메인`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 등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측은 이번 `워싱턴 선언` 내용을 중국 측에 사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