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관총서가 지난달 30일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돌연 보류시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비축분이 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요소수를 미리 확보해 두려는 가수요로 품귀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려는 현실이 돼가는 분위기다. 이미 온라인에선 차량용 요소수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불안한 소비자들이 여러 통을 챙겨 두려는 탓이다. 요소수 관련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나타날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정부는 `요소수 대란` 재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하며 대체 공급망 확보 등 추가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6일 서울 잠실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을 방문해 요소수 재고 및 판매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현장 점검에는 국내 1위 요소수 생산기업인 롯데정밀화학 측도 참여했다.
장 차관은 참여기업들과 면담을 갖고 "국내 재고 및 중국 외 계약 물량으로 3개월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수입대체선이 확보돼 있어 기업들도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지난 2021년과 달리 충분히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과도한 수급 불안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기업들이 제3국으로 수입 다변화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공공비축 물량도 과감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요소의 안정적 수급에 문제가 없으니 국민들께서도 안심하고 필요한 물량만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주 베트남산 요소 5000t 추가 계약 사실을 전하며 중동, 동남아 등에 대한 수입대체선이 이미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현장 점검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1분기까지 중국의 수출제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가 파악하기론 3개월 이상 물량을 갖고 있고 중국 외에 베트남이나 다른 나라에서 계속 수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세청(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요소 수출량은 339만t이었다.
한국은 이 중 8~9%에 해당하는 약 30만t의 요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0월 기준 산업용 요소의 90%가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차 요소수 대란 당시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수입 비중이 60~70%가량으로 감소했지만 값싼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
정부는 비축 물량이 3개월분 이상이 있어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대체선도 미리 뚫어놓았다고도 했다. 물량을 4주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지난번 요소수 부족 사태와 달리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수입 다변화에 실패해 중국에 휘둘리는 상황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은 뒤 중국산 요소의 수입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으니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2년 전 대란을 겪고도 나아진게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가 늘어나고 있어 언제라도 요소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는 판국이다. 하지만 정부는 문제가 터진 후에나 요란하게 뒷북을 친다.
지난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셈이다. 이참에 근본 방안을 마련해주길 촉구한다.
더 이상 `뒷북`이란 비판의 목소리는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