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정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로 인해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무책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관성적인 업무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셧다운`됐던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24` 등은 지난 19일 오전 시험 테스트를 한 결과 정상적인 작동을 확인했지만 실제 업무가 재개되는 20일을 일종의 마지막 `시험대`로 간주하고 서비스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응 매뉴얼이 미흡해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장기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까지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을 중심으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전산망 작동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다.
정부는 지난 18일 정부 온라인 민원 플랫폼인 `정부24`에 이어 전날인 1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망인 `새올`에 대해서도 `정상화`를 선언했으나 새올의 경우 공무원들의 접속량이 많은 평일 업무시간대에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행안부는 앞서 주말인 지난 18일~19일 두 차례의 현장 점검(시험 운행) 결과를 바탕으로 새올이 정상화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행정전자서명(GPKI) 인증시스템 내 네트워크 장비인 `L4스위치`의 오작동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 18일 해당 장비를 교체한 이래 정부24와 새올 플랫폼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다.
행정전자서명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새올에 로그인할 때 `인증서`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행정전산망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이 있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장애가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16일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이후 17일 오전 행정전산망 사용자 인증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민원서류 발급 전면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행정전산망 장애가 발생하면 동일한 기능을 가진 대체 서버가 즉시 가동되는 게 보안시스템의 기본 중 기본이지만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는 시·군·구청과 주민센터는 물론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의 서류 발급이 온종일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부동산 거래와 금융권 대출 등 각종 민원에 필요한 서류 발급이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지난 3월 법원 전산망과 6월 4세대 나이스(NICE·교육행정 정보시스템)가 개통 첫날부터 먹통이 되는 등 올해 들어 두 번이나 국가기관 전산망 장애로 한바탕 소동을 빚었음에도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를 초래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는 디지털 시대에 사회적 재난과 다름이 없다.
또 언제든지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위험신호다.
이제라도 행정전산망 장애 대응체계와 서버 관리 체계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하게 살펴 근본적이고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책임 소재도 명백하게 가려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디지털 정부에서 행정전산망이 `셧다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